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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론형 코인이 왜 이래"…머스크 변심에 울고 웃는 투자자들

비트코인 '철수' 조짐…투자자들 "미국판 조희팔"
도지코인 띄우기 계속…'신뢰 잃었다'는 평가도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21-05-17 07:00 송고 | 2021-05-17 08:06 최종수정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말 한마디에 암호화폐 시장이 들썩이면서 투자자들이 그의 입만 바라보며 전전긍긍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 특히 그가 최근 비트코인에서 도지코인으로 '방향 전환'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일 오후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4만7000달러대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5만8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머스크의 말 한마디의 여파로 폭락을 계속했다.  
머스크는 지난 12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트코인으로 테슬라의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정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채굴에 전기가 많이 사용되고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화석연료가 사용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테슬라는 지난 2월 비트코인에 15억달러 규모의 투자했다고 밝히며 비트코인으로 자사가 생산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발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은 당일에만 20% 가까이 올랐고 이후 상승세를 계속해 2월16일에는 처음으로 5만달러선을 넘었다.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13일 6만달러 선을 넘어섰지만 국내외에서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의 움직임이 일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암호화폐 시장에 조정이 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창하자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들마저 대폭 가격이 하락했다.
4월말 5만달러 아래로 하락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JP모건의 비트코인 펀드 출시 예고와 페이스북의 비트코인 매입 루머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5월 초 6만달러선을 회복하는 듯했으나 머스크의 언행으로 가격이  곤두박질 치면서 다시 5만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의 급등락 와중에도 '실익'을 얻었다. 테슬라는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중 2억7200만달러 어치를 지난 1분기에 매각해 1억1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테슬라의 전체 수익의 60%를 차지한다.

비트코인으로 '먹튀'를 했다는 비판이 일자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은 전혀 팔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테슬라가 비트코인의 현금 유동성을 증명하기 위해 지분의 10% 정도를 매각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이 멈추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대하는 머스크의 변심에 '배신당했다'는 태도를 보였다. 국내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서는 '머스크를 사형시켜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을 비롯해 머스크를 희대의 사기범인 조희팔과 비교하며 '미국판 조희팔'이라고 조롱하는 글도 이어졌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 구매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도지코인 띄우기에 다시 나섰다. 일론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차 구매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도지코인 띄우기에 다시 나섰다. 일론 머스크는 13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도지코인) 거래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지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이 작업은 "잠재적으로 유망하다"고 주장했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도지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2021.5.14/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일각에서는 머스크가 새롭게 밀고 있는 '도지코인'을 띄우기 위해서 비트코인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 스스로를 '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언급한 머스크는 그동안 계속해서 이 암호화폐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내왔다.

머스크는 지난 2019년 4월 만우절 자신이 선호하는 암호화폐로 도지코인을 꼽으며 도지코인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도지코인이 세계 금융시스템을 정복할 것' 도지코인을 달 위에 놓을 것'과 같은 트윗을 계속해 올렸고 이는 도지코인의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 4월 0.002달러였던 도지코인 가격은 올해 초 0.04달러로 2배 가까이 치솟았고 4월에는 0.36달러를 기록했다. 그리고 5월 초에는 0.6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2년여 만에 가격이 300배가량 상승한 것이다.

물론 머스크의 발언이 항상 도지코인에 힘을 줬던 것은 아니다. 지난 8일 미국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출연해 '도지코인이 사기일 수 있다'라고 던진 농담이 투자자들의 심리에 찬물을 끼얹으며 방송 이후 도지코인 가격이 30% 이상 폭락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9일 머스크의 우주탐사 기업인 스페이스X가 자사의 로켓을 이용해 탐사 위성을 달로 보내는 민간 업체로부터 비용 전액을 도지코인으로 받기로 하면서 도지코인 가격은 곧바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암호화폐 거래시장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 결정으로 도지코인을 비롯해 전체적인 조정세를 보였다. 13일 머스크가 "도지코인 개발자들과 함께 도지코인 거래 효율성 향상을 위해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고 밝히자 또다시 가격이 반등했다.

도지코인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트윗 한줄에 가격이 급등락하자 그의 입만 바라보며 투자를 결정하고 있다. 도지코인 투자자들이게 머스크의 트위터 계정은 반드시 팔로해야 하는 교과서가 됐고 그가 나오는 TV, 유튜브 방송도 필수로 시청해야 하는 콘텐츠가 됐다.

이에 대해 스포츠베팅 사이트인 바스툴스포츠의 창업자인 데이브 포트노이(Dave Portnoy)는 "그(머스크)는 마치 오즈의 마법사처럼 레버를 잡아 당겼고, 모든 사람들이 그의 움직임을 따라왔다"라며 "그는 도지코인을 위로 보내고 비트코인을 밑으로 내려보내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행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가 소유한 회사들이 추진하고 있는 미래 지향적 사업에서 암호화폐가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머스크는 자신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화성 식민지 개발 사업이 성공하면 기존의 화폐 대신 암호화폐를 사용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머스크가 암호화폐와 관련해 계속해 오락가락하는 반응을 보이자 그를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확대되고 있다. 신뢰의 붕괴는 그가 운영하는 테슬라 주가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7일 1주당 672.32달러였던 테슬라의 주가는 14일 589.74달러까지 떨어졌다.


pot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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