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상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영화상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사진=로이터

78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영화상 골든글로브가 존폐 위기에 처했다. 부정부패 의혹과 인종·성차별적 행보에 비판이 쏠리면서 할리우드 영화계에 골든글로브 보이콧 운동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NBC는 성명을 통해 2022년 시상식을 중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NBC는 "우리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의미 있는 개혁에 전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하지만 변화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HFPA가 일을 바로잡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느낀다"고 밝혔다.

영화계의 잇단 거부 운동도 골든글로브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제작사 워너브러더스는 할리우드 주요 영화제작사 중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보이콧을 선언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성명을 통해 골든글로브의 인종차별·성차별·동성애 혐오 논란 등을 지적하며 HFPA가 주관하는 행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HFPA에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외신 기자 87명이 소속돼있다. HFPA에 속한 흑인 기자는 한명도 없다. 지난 2월 열린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분류해 작품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서 배제해 뭇매를 맞기도했다. 

이에 할리우드 스타들도 골든글로브 보이콧에 동참 의사를 밝혔다. 톰 크루즈는 영화 '제리 맥과이어', '7월 4일생'으로 받은 남우주연상과 '매그놀리아'로 수상한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HFPA에 반납했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헐크 역의 마크 러팔로와 블랙 위도우 역의 스칼렛 요한슨도 성명을 내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HFPA는 성명을 통해 "골든글로브 다음 방영일에 상관없이 가능한 한 빠르고 사려깊게 변화를 구현하는 게 우리 조직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