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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군할 땐 언제고… 美 합참 “아프간 상황 나빠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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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5-03 10:00:00 수정 : 2021-05-03 09: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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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군부 의견 충분히 들었나’ 의문 제기
아프간 여성들 “탈레반, 우릴 다시 망칠 수도”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의 미군을 오는 9월 11일까지 모두 철군키로 한 가운데 미 합동참모본부에선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군이 사라지면 무장조직 탈레반 세력의 발호로 아프간 치안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데, 바이든 대통령이 군부의 신중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너무 성급히 철군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제기된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육군 대장)은 2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미군 철수 후 아프간군이 앞으로 더 큰 압박을 견뎌낼 수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군과 나토군의 아프간 침공으로 발발한 아프간전은 탈레반의 저항으로 아직까지 종식되지 않고 있다.

 

이에 밀리 의장은 “안 좋은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며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다고 본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 편으로는 정말 극적이고 나쁜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고, 한 편으로는 아프간군과 정부가 계속 유지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솔직히 아직 잘 모르고 올해 여름에 일이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할 듯하다”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맺고 미군 등 동맹군 철수를 약속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때 1만2000여 명에 달했던 아프간 주둔 미군을 2500명까지 줄인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 9월 11일까지 나머지 미군까지 모두 철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문제는 아프간군을 지원해 온 미군이 전면 철수하면 결국 탈레반이 탄탄한 무장력을 바탕으로 재집권해 지역의 안정을 헤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달 30일 아프간 동부 로가르주(州)에서 폭탄을 가득 실은 차가 폭발해 20여 명이 사망하는 대형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반군 탈레반 간 평화협상 개회식 모습. 양측 관계자들이 웃으며 악수를 나눴지만 탈레반의 저항은 종식되지 않았고 아프간의 평화는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탈레반은 인권에 둔감하고 특히 여성에 차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에선 소녀들을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와 성차별이 자행됐다고 한다. 일각에서 “미군 철수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아프간 여성이 될 것”이란 걱정을 토로한 것도 그 때문이다.

 

다만 밀리 의장은 미군이 없는 상태에서 탈레반과 맞서 싸워야 할 아프간군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아프간군과 경찰은 상당히 잘 무장했고, 잘 훈련돼 있으며, 지도력도 상당히 갖췄다”면서 “수년간 반군과 대항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아프간 정부도 비슷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 발표 직후 “미국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미군이 떠나더라도 정부군에 충분한 방어 능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군이 철수하면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의 공세를 버텨내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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