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조 시절 막내에서 이제는 어엿한 중고참..김상수 "올해는 가을야구 꿈꿔보겠습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4. 2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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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8일 대구 NC전에서 8회 득점을 올리는 삼성 김상수.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김상수(31)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와의 경기를 마치고 흙먼지가 가득 묻은 유니폼을 입고 인터뷰실을 들어섰다.

이날 삼성은 4-3으로 승리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0경기 이상 기준으로 2015년 10월6일 이후 2031일만에 1위에 올라섰다. 2015년은 왕조 시절의 마지막 해이기도 하다.

옛 추억을 꺼내는데 앞장 선 건 왕조 시절을 겪었던 김상수였다. 김상수는 0-1로 뒤처진 8회 2사 만루에서 NC 마무리 원종현을 상대로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쳐냈다. 취재진 앞에 선 김상수는 모처럼 6년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28일 대구 NC전을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는 삼성 김상수. 대구 | 김하진 기자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상수는 데뷔 첫 해부터 97경기에 출전하며 주축 선수로 성장해나갔다. 김상수의 성장과 함께 삼성은 왕조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김상수는 팀의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을 함께했다.

하지만 2015년 정규시즌 1위를 마지막으로 삼성은 가을야구에 참가하지 못했다. 막내급이였던 김상수는 중고참으로 성장해가면서 가을야구를 추억 속에 두고 있다가 이날 비로소 옛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김상수는 “경기 끝나고 중계 인터뷰를 하면서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계속 삼성에 있었던 선수로서 뜻깊게 다가온다. 항상 하위권이었는데 달라진 팀 분위기로 1위에 올라온 걸 보니 뜻깊다”고 말했다.

평소 팬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던 김상수는 이날도 그랬다. 그는 “이제는 내가 중고참이 됐는데 몇년간 중고참으로서 팀을 이끌지 못하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마음 한 켠에 미안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올해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그는 “확실히 팀의 이기는 분위기를 보면서 달라졌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올해에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겠구나라는 그런 확신이 든다”고 했다.

막내시절 바라봤던 삼성은 ‘당연히 가을야구를 가는 팀’이었다. 김상수는 “항상 우승권 팀이었는데 야구장이 라이온즈파크로 바뀌면서 동반 하락해서 아쉬웠다”며 “반면 그런 계기가 있었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어린 선수들이 생겼고 좋은 선수들도 나왔다. 앞으로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개인적으로는 이날 타격감을 되찾은 것 자체에 소득을 얻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상수는 22경기에서 타율 0.237을 기록 중이었다. 타격감을 되찾기 위해 가장 먼저 훈련을 시작하면서 땀방울을 흘렸다. 김상수는 “나는 연습을 통해서 타격감을 찾아야되는 스타일이다. 최근에는 조금은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결승타에 대해서도 “감이 안 좋았다면 그런 타구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안 맞다보니까 소심해졌는데 적극적으로 치라고 해서 그런 타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팀의 톱타자를 맡고 있는 김상수는 어깨가 더 무겁다. 오재일의 합류와 호세 피렐라의 활약 등으로 중심 타선이 더 든든해졌기 때문이다. 김상수는 “어떻게든 내가 살아만 나가면 득점을 할 수 있는 루트가 많아졌다. 부담감보다는 더 좋아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상수는 조심스레 이번 시즌 가을야구를 꿈꾼다. 그는 “섣부르지만 가을야구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6년 전을 떠올린 그는 “지금이 오히려 짜임새는 더 좋다. 빠른 선수들도 많아서 뛰는 야구도 되고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목표를 이루는 그 날까지 침착하게 시즌을 치를 계획이다. 김상수는 “후배들도 아마 쉽게 들뜨지 않을 것이다. 방심하지 않고 끝날 때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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