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공유 "'서복' 고민 담겨있는 작품"

2021. 4. 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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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판타지에서 판타지가 아닌 '현실'을 담당했다. 삶에 대한 의지 상실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앞세워 삶에 대한 집착을 부리게 만든다. 업보로 끌어안은 시한부 인생은 자의에 의한 결과가 아니었기에 외면하고 싶고 탈피하고 싶다. 무너지고 아파하고 예민해 하는 모든 것들이 결국엔 인간이라는 복합적인 존재의 감정이다. 존재 자체를 정의내리지 못하는 복제인간 앞에선 무력한 순간마저 부러운 존재. 이 난해하면서도 무거운 캐릭터를 저만의 방식으로 또 완벽하게 그려낸 공유다.

"고민이 담겨있는 작품" 생각 많은 공유가 '서복(이용주 감독)' 프로젝트에 합류한 이유다. '슬프도록 찬란했던 신'으로 주목도가 가장 높이 치솟았던 시기 쌓이고 쌓였던 시나리오 중 택한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았고, 전작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어느 순간 훅 깊어진 분위기와 인물의 설정을 자유자재로 표현해내는 연기력은 작품의 성과와 별개로 빛났다. 배우는 작품으로 말하고, 작품은 곧 배우의 일부분을 확인시킨다. 사람을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 공유의 몸과 마음을 모두 움직였다.

1년 여의 시간이 지나도록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는 '서복'에도 영향을 미쳤다. 스크린용으로 제작된 대작 스케일로 지난해 겨울 개봉까지 추진했지만 답없는 시국은 '서복'마저 발목잡고 말았다. 최종 운명은 극장과 OTT 동시 개봉이라는 최초의 길.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여도 부담감까지 쉽게 떨쳐낼 수는 없다. 촬영내내 함께한 짝꿍도 없었기에 공유는 "조금 외로웠던 것 같다"며 담담한 속내를 터놨다.

코로나 시국이 바꿔놓은 변화는 또 있다. 배우들의 화상 인터뷰. '서복'을 통해 첫 화상 인터뷰를 접한 공유 역시 시작은 어색한 듯 낯선 듯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말미엔 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쏟아내는 수다쟁이가 됐다. 너무 솔직해 스태프들의 눈치를 슬쩍 슬쩍 보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더 어려운 듯 시간을 지배했고 공기의 흐름을 바꿨다. 해를 거듭할 수록 있는 매력에 없던 매력까지 추가해내는 배우. 긴 공백기 없이 돌아올 공유의 차기 행보를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공유

-'서복'의 어떤 점에 매료됐나.

"내가 뭣도 아니지만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잡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다. 나이가 들면 드는대로 그 나이에 맞게 세상 돌아가는 것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많이 한다. '서복' 시나리오 접했을 땐 선택하는 입장에서 함께 들어왔던 다른 시나리오들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하게 됐다. CG적인 부분에 상상하고 기대되는 지점도 있었지만 '잘 만들면 흥행이 되겠다'는 느낌보다 '사람을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구나' 그런 감정이 더 컸다."

-'서복'만의 색깔이었나.

"상대적으로 다른 시나리오에서는 전혀 고민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그저 다소 조금 자극적이고 가벼운, 재미 위주로 선사하는 시나리오처럼 보였다. 내 눈에는.(웃음) 실제 개봉한 영화 중 잘된 영화들도 있지만 끌리지는 않았다. '서복' 같은 경우 할리우드 영화나 이전에 수도 없이 접했던 복제인간이지만 한국 상업 영화에서는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는 것 같아 흥미가 느껴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 철학적인 이야기에 굳이 장르를 나누자면 SF인데 그것을 믹스하는 것이 신선했다. 계속 어려운 영화고, 쉽지 않을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했던 이유도 '두 가지를 믹스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자체는 신선했다."

-한번 거절했던 작품이다.

"숙제같은 영화라고 해야 할까?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가 '내가 하기엔 너무 큰 이야기다'라는 생각이 들어 거절의 뜻을 전했다.(웃음) 근데 이용주 감독님이 다시 한 번 연락을 주셨고, 그때 감독님을 만나 감독님이 그리고 있었던 작품에 대한, 시나리오에는 없었던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 극장과 OTT 동시 공개 작품이 됐다. 속상하지는 않았나.

"속상했다기 보다는 나만 겪는 일이 아니고 모두가 같이 겪고 있는 일이니까 받아 들여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원래 하려던 시기에 개봉을 못하고 시간이 지나 만나게 됐다. 언론시사회를 하고 기자간담회 할 때 내 마음이 뭔가 보통 작품을 찍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와는 달랐던 것 같다. 약간 마음의 준비가 덜 돼 있는 상황 같았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서일까.

"시사회 날 모든 스케줄을 마치고 침대에 누워 곰곰히 생각을 해 봤는데, 개봉을 하게 된 것은 기쁘지만 마음에 부담이 있었던 것 같더라. 처음 개봉시기에 맞춰 홍보도 치렀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1차적으로 했고, 나 역시 다른 촬영을 하느라 '서복'은 잠시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 사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커진 것 같아서 '관객 분들이 기대하는 바와 우리가 가고자 했던 길이나 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갭이 너무 커지면 어떡하지?' 걱정은 들더라. 개봉도 잘 실감이 안났다."

〉〉2편에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매니지먼트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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