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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50대 환자가 전체의 29%…세수하는데 팔 못 올린다면

이병문 기자
입력 : 
2021-04-20 23:19:21
수정 : 
2021-04-20 23:5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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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움츠렸던 어깨근육
봄철 활동량 늘며 통증발생

힘줄에 염증생기는 `오십견`
팔들때 통증 `회전근개 파열`
전체 환자의 70~80% 차지
손상 부위별로 치료법도 달라

스마트폰 영향 `삼십견`도 늘어
꾸준히 어깨 스트레칭 해야
사진설명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어깨는 우리 몸의 날개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어깨는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하고 운동 범위가 넓어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이다. 어깨는 다른 장기처럼 나이가 들면 관절이 퇴행하고 특히 만물이 소생하는 봄철에 평소 안 하던 어깨 근육을 무리하게 움직이면 통증이 발생한다. 어깨 질환 하면 보통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을 떠올리지만 회전근개 파열, 석회화건염, 어깨충돌증후군이 많다. 활동량이 많은 봄에 발생하는 어깨 통증은 회전근개 파열이 대부분이다. 정성훈 강남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원장은 "겨우내 신체 활동이 줄어 어깨 관절 주위 근육이나 힘줄이 경직된 상태에서 조금만 무리가 가해져도 염증이나 근육 파열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며 "파열 초기에는 어깨를 사용하지 않으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처럼 느껴져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근육 조직이 찢어진 것이기 때문에 자연 치유가 어렵고 파열 정도가 심해지면 결국 어깨 운동 기능에 장애를 가져올 수 있어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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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어깨 병변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5년 200만4550명에서 2019년 236만2145명으로 약 20%나 증가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스포츠 인구 증가, 일상생활에서 컴퓨터 작업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령별로 보면 2019년 50대 환자가 70만4231명으로 전체 환자의 29%를 차지했다. 질환별로 보면 회전근개 파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5년 58만9759명에서 2019년 82만5083명으로 5년 새 40%나 늘었다. 2019년 석회화건염을 앓은 환자는 15만9779명에 달하며 여성이 10만4378명으로 전체의 약 65%를 차지했다. 오십견은 2015년 73만1000여 명에서 2018년 76만9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어깨는 3개의 뼈(어깨뼈(견갑골), 빗장뼈(쇄골), 위팔뼈(상완골))와 4개의 관절, 회전근개(4개의 어깨 근육과 힘줄)로 이뤄져 있다. 몸통과 팔을 잇는 어깨는 어깨 위 뼈인 견봉, 견갑골, 팔뼈와 근육, 힘줄, 인대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움직인다. 이들 중 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통증을 유발해 이상 신호를 보내는 만큼 적절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평소 팔을 머리 위나 머리 뒤로 올려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해줘야 하는 이유도 뼈와 인대, 근육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윤활유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다.

날개 뼈의 바깥쪽 돌기 끝부분인 견봉과 위팔뼈는 뼈 모양에 문제가 있거나 어깨 근육이 약해지는 등의 원인이 있으면 통증이 생긴다. 또 회전근개라고 불리는 어깨의 4개 근육(극상근, 극하근, 소원형근, 견갑하근)은 팔을 움직일 때 어깨 관절이 안정되게 해준다. 어깨 통증은 크게 어깨 관절 이상에서 오는 통증, 경추(목)에서 신경이 눌려서 발생하는 전이통, 어깨 주변 근육에 발생하는 근육통으로 나눌 수 있다. 젊은 층에서는 어깨 탈구, 견갑골의 운동 이상으로 통증이 발생하지만 어깨 통증은 중년층에서 보다 흔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어깨 질환에는 △회전근개 파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 △석회화건염 △어깨충돌증후군 △상부관절와순 파열 △어깨 탈구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어깨를 감싸는 4개의 힘줄에 변성이 생겨 비정상적인 형태로 변화하는 회전근개와 오십견이 전체 어깨 질환의 약 70~80%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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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근개 파열과 오십견, 석회화건염 등은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이 구별하기 쉽지 않다. 가벼운 어깨 통증이라도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오십견은 원래 50대에 잘 생긴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지만,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관절낭염 혹은 동결견으로 어깨 힘줄이나 관절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통증과 함께 관절막이 굳고 유착되는 질환이다. 오십견은 세수할 때나 머리를 감고 말릴 때 통증 때문에 어깨를 들 수 없을 만큼 아프다. 오십견은 안마나 마사지, 찜질을 하면 근육이 이완되고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어깨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지만 근본적인 어깨 통증 완화 및 예방을 하려면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 및 삼각근, 승모근, 이두근, 삼두근, 능형근 등 어깨 근육의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가 우선이며 그와 함께 안마나 마사지 찜질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회전근개는 40대 이후 신체가 노화하면서 혈액 순환이 잘 안 되거나 어깨 힘줄이 약화된 상태에서 외부 충격을 받으면 손상될 확률이 높다. 또 무거운 것을 자주 들거나 갑작스럽게 팔을 머리 위로 들어 사용하는 경우, 팔을 뻗은 상태에서 넘어질 때도 손상(파열)될 위험이 있다. 회전근개를 다치면 초기에는 어깨 전체에 통증이 있고, 특히 팔을 앞 또는 옆으로 올릴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상태가 악화되면 혼자서 팔을 들어 올릴 수조차 없다. 운동 후나 밤에 잠잘 때 통증이 심해진다. 어깨 통증이 밤에 악화되는 주된 이유는 멜라토닌 호르몬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체내 호르몬으로 어깨 통증의 주요 원인이 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자극하는데 주로 밤에 분비돼 통증을 일으킨다.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증상이 비슷하지만 다르다. 김명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오십견은 어깨 관절막이 딱딱하게 굳어 있어 누가 도와줘도 극심한 통증으로 팔을 올리기가 쉽지 않다. 반면에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팔을 뒤로 돌리거나 머리를 묶는 동작 등 특정한 방향에서만 제약이 따른다. 또한 팔을 올리는 도중 통증이 발생하다가 완전히 올리면 사라져 방치하기가 쉽다.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근육 조직이 찢어진 것이어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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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화건염은 어깨 힘줄 안에 돌(석회)이 생기는 병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 힘줄 세포가 연골 세포로 변화해 석회나 돌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깨를 다친 곳이 없는데, 통증이 지속되면 석회화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이한 점은 돌이 생길 무렵에는 어깨가 뻐근한 정도의 불편감만 있지만, 돌이 없어지는 시기에는 팔이 빠지거나 부러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어깨에 생긴 석회는 대부분 몸에서 자연스럽게 흡수가 되고 수술로 제거를 해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최근 잘못된 자세로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하면서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30대 환자도 늘고 있다. 일명 '스마트폰 어깨증후군' 환자들이지만, 30대부터 오십견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나 '삼십견'이라는 용어도 생겼다. 잘못된 자세는 어깨뼈 주변 근육을 늘어나게 해 근막통증증후군이나 뒷목·어깨 통증을 불러올 수 있다. 스마트폰 어깨증후군에 의한 통증 완화는 진통소염제나 근이완제의 약물 치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약물요법에 호전이 없을 경우 뭉친 근육 부위에 직접 주사를 놓아 치료하는 방법도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요법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는 것인데, 어깨 주변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시키는 운동과 튼튼하게 만드는 근력 강화 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자세를 교정해 통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자세 교정을 위해 의자에 앉을 때는 장시간 목을 20도 이상 구부리지 않고 등 받침대에 허리를 대고 편하게 앉는다. 스마트폰을 하면서 웅크리거나 엎드려 자는 것은 아주 좋지 않다.

어깨 질환은 통증이 비슷하지만 원인에 따라 관리나 치료법이 다르다.

오십견은 꾸준한 운동 치료가 필요한 반면, 회전근개 손상은 운동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은 단순 X선 촬영만으로도 그 원인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회전근개 손상으로 염증이나 부종이 생겼다면 먼저 진통소염제로 치료한다. 회전근개 파열 정도가 50% 이하이면 반(半)깁스로 어깨를 고정시킨 뒤 어깨에 무리를 주는 운동을 제한한다. 이때는 대체로 약물 치료와 주사 치료를 병행한다. 그러나 완전히 파열됐거나 증상이 심해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얻기 어려우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파열된 인대를 봉합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어깨 질환 예방은 무엇보다 어깨 근육과 힘줄을 튼튼하고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조남수 제일정형외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어깨를 많이 쓰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틈틈이 어깨 스트레칭을 해주면 도움이 된다. 라켓운동이나 근력운동은 어깨 근육을 단련하는데 좋은 운동이지만 순간적으로 어깨에 큰 힘이 들어가서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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