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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실세 “대회 취소도 선택지”
코로나 악화 성화봉송 등 차질
국민 여론도 72% 부정적 반응
도쿄올림픽을 100일 앞둔 14일 일본 도쿄 오다이바 수변공원에 설치된 오륜기가 불을 밝히고 있다. 도쿄=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집권당 실력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15일 코로나19 사태를 이유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취소도 선택지의 하나라는 인식을 드러내면서 대회 운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파문 확산을 차단하려는 모습을 애써 보였으나 정권 핵심 기류에 정통한 실세 발언이라는 점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로이터, AFP 등 세계적 통신사들은 니카이 간사장 발언을 즉각 전파하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로이터는 니카이 간사장의 대회 취소 가능성 언급 발언을 보도하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핵심 후원자인 자민당 중진 니카이 간사장은 대회 취소 가능성과 같은 민감한 이슈 논의를 회피하는 다른 여당 의원들과는 달리 솔직한 발언으로 유명하다”고 전했다.

 

니카이 간사장은 파문이 확산하자 서면을 통해 “무슨 일이 있어도 개최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것은 아니라는 의미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출발하기에 앞서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니카이 간사장이 안전, 안심 대회를 위해 지원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코멘트했다”며 “정부로서도 (대회) 개최를 위해 감염 방지에 만전을 다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니카이 간사장이 우려했듯 일본의 코로나19 사태는 제4파(波·4차 유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도쿄올림픽을 100일 앞둔 14일 하루 확진자가 4000명을 돌파한 뒤 이날 다시 4000명을 넘어섰다. 대회 개최지 도쿄에서만 지난 2월4일 이래 가장 많은 729명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도쿄 지역 감염자가 1000명을 넘어 2000명대 진입하면 대회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본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쿄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특히 전염률과 치명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확산 경보가 울리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는 다음달 초 도쿄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확진자가 전체 감염자 중 90%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악화하면서 오사카부에서 도심 성화 봉송이 취소되는 등 올림픽에 대한 악영향이 가시화하고 있다. 대회 기간 경기장에서 봉사할 의료진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 개최에 대한 일본 국민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교도통신이 지난 10∼12일 전국 유권자 1015명(유효 답변 기준)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대회 취소 39.2%, 재연기 32.8%로, 예정대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72%)이 10명 중 7명을 넘었다. 예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응답은 24.5%에 그쳤다.

 

대회 회의론이 확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16일 오후(현지시간·한국시간 17일 오전) 정상회담에서도 중국의 해양진출 견제와 함께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도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논의될 전망이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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