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영적 오아시스를 보여주다

기자 2021. 4. 1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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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활절도 조촐하게 지나갔다.

어쩌면 교회의 최대 축일일지도 모르는 날이 무덤덤하니 흘러갔다.

오늘까지도 교회가 지속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천인 부활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의 샘'이다.

다만 미적 '좋음'과 영적 '좋음'의 조화는 화가들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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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혜, 엘림(Elim)의 축복, 100×79㎝, 한지에 수묵채색과 혼합재료, 2021

이번 부활절도 조촐하게 지나갔다. 어쩌면 교회의 최대 축일일지도 모르는 날이 무덤덤하니 흘러갔다. 배신과 부인(否認)을 일삼던 제자들이 확신을 갖고 순교를 불사하게 된 원동력도 부활의 사건이었다.

오늘까지도 교회가 지속의 힘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천인 부활은 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의 샘’이다.

마르크 샤갈은 성경에서 창작의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기독교인이 아니었지만, 수많은 성화 작품을 남긴 거장이다. 종교를 떠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기도 했던 복음, 하물며 영성을 추구하는 자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다만 미적 ‘좋음’과 영적 ‘좋음’의 조화는 화가들이 고민하는 지점이다.

변영혜의 화면은 판타지 같은 풍경이지만, 언제나 성경의 말씀으로 귀결된다. ‘물 샘 열둘과 종려나무 일흔 그루’의 ‘엘림’. 출애굽의 경유지를 구속사적 해석과 환영으로 표현, 청아하게도 영혼을 일깨운다. 재앙으로 신음하는 세계에 영적 오아시스를 현시코자 함이다. 믿는 자에게나, 혹은 믿지 않는 자에게나.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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