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오스카 시상식 가려는데 아들 증오범죄 걱정"

양소영 2021. 4. 13.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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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인터뷰 "노인 노린다며 아들이 염려"
"이혼 후 두 아들 키우며 성숙한 사람 됐다"
윤여정. 사진|CGV아트하우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미국에 사는 아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때문에 미국 방문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포브스는 영화 ‘미나리’(감독 정이삭)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윤여정은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제 두 아들은 한국계 미국인인데,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들이 오스카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아들은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증오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리고 있다’고 염려한다”며 아들이 경호원의 필요성까지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들은 내가 (증오범죄) 공격을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 이건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윤여정이 미국 배우조합(SAG)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잇달아 수상하면서 오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에서 “선두주자로서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한예리는 아카데미 참석 요청을 받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윤여정은 “한국말로 한국에서처럼 연기했을 뿐인데, 미국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평가를 받을 줄 기대도 못 했다”며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계속해서 “솔직히 저는 배우들 간의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들은 영화마다 다른 역할을 연기하고 이것을 비교할 방법이 없다”며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5명 모두 사실상 승자”라고 밝혔다.

윤여정은 결혼, 미국 이주, 이혼의 경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97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하다가 결혼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이혼한 뒤 한국에서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과거 한국에선 결혼하면 특히 여배우의 경우 경력이 끝났다”며 “나는 연기를 그만둘 생각이 없었지만 주부가 됐고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혼에 대해서는 “그 당시만 해도 이혼은 주홍글씨 같았고 ‘고집 센 여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며 “(이혼녀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결혼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어긴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거나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끔찍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려 노력했고 과거 한때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윤여정은 “한국 영화 역사상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오른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슬프다”며 “저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인생은 나쁘지 않으며 놀라움으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딸 가족을 돌보기 위해 간 할머니 순자 역으로 열연했다. 손주와 툭탁거리면서도 깊은 사랑을 담은 유쾌하고 개성 넘치는 할머니 연기로 37개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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