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여진구 "'괴물' 계기로 내 연기에 좀 더 확신 가져"

황소영 2021. 4. 1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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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구

배우 여진구(23)가 달라졌다. 지금까지 보여줬던 달콤했던 '멜로 여진구'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묵직한 카리스마만 남았다. 신하균과 투톱 주인공으로 나서 초반부엔 신경전을, 그날의 진실과 마주한 후엔 혈연이 아닌 정의를 찾아가는 공조를 펼쳤다. 진실을 추적하기 위해 만양이란 낯선 공간에 스스로를 내던진 이방인 여진구(한주원)의 시선에는 의심과 경계가 끊이지 않았다. 파트너 신하균(이동식)으로 인한 혼란과 고뇌가 뒤엉키다가도, 실체 없는 괴물들을 향한 분노와 광기가 스쳤다. 극단의 감정을 세밀하고 밀도 높게 그려낸 여진구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특히 야누스적인 매력이 더해진 절제된 연기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2편에 이어...

-결말에 대한 만족감은.

"이동식과 한주원다운 결말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인생에 있어 잊지 못할 사람이지 않나. 마지막에 이동식이 한주원에게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라고 하는 대사를 들을 때 정말 가슴 뭉클했다. 나라면 이동식과 진한 포옹이라도 한 번 했을 것 같은데 한주원은 본인의 길을 딱 가더라."

-엔딩에서 피해자 가족을 위한 내레이션이 진한 여운을 남겼다.

"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작품에서는 범인이 누구인가 이 부분에 시선이 쏠리는데 '괴물'에선 주변 가족과 피해자를 잘 알고 있는 주변 지인들의 감정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지점이 새로웠다. 성인 실종자 관련 내레이션은 하면서도 많이 뭉클했다. 새로운 감정이었다. 나 역시 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작가님이 짚어줘 감사했다."

-이후 이동식과 한주원이 어떻게 살고 있을지 상상해본다면.

"소장님 기일쯤이라도 1년에 한 번씩 보면서 만양 사람들과 지내지 않을까 싶다. 주원이도 나중에 나이가 들고 나서는 피가 섞인 가족은 아니지만 가장 깊은 감정을 교류한 사람들이 있는 만양에서 지낼 것 같다. 행복한 노후를 함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스로 괴물 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나.

"욕심이란 게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괴물이 되는 순간이 있을 것 같다. 불법을 저지르면서까지 괴물이 된 적은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웃음) 삶 자체가 경쟁인데 경쟁을 위해 남을 이용하거나 그런 걸 당연시 여길 때·인간이 살면서 인간적인 면을 잃어버리는 모습이 괴물 같은 것 같다. 스스로 감사함을 잃지 말아야지 되새기고 있다."

여진구

-드라마 '왕이 된 남자'(2019) 전에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유명한 사람보다는 연기가 재밌어서 배우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커졌는데 심경의 변화가 와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스스로를 틀에 가둔 느낌이었다. 점점 어려웠다. '왕이 된 남자'를 촬영하면서 김희원 감독님과 김상경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캐릭터에 대한 피드백을 확실하게 받았고, 준비를 해와야만 하는 현장이었다. 그전까지는 물음표를 가졌는데 그런 날 믿어줘 감사했다. 내 연기에 확신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좀 더 확신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었던 작품이 '괴물'이다."

-요즘 관심사는.

"집에서 허브를 키우고 있다. 허브 관리를 하고 있고, 요즘 기타나 피아노를 다시 배울까 생각하고 있다. 이것저것 배워볼까 생각하고 있다."

-연기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비판이나 쓴소리도 내 연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 아닌가.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 자체가 연기의 원동력인 것 같다. 관심 가지고 지켜봐 줘 감사하다."

여진구

-'멜로 여진구'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메모를 해둬야 할 것 같다. '멜로 여진구'를 많이 찾아달라.(웃음) 차기작을 고민하며 제안 들어온 작품들을 계속해서 읽어보고 있는데 뭔가 딱 틀을 정해두고 있는 상태는 아니다. 늦지 않게 또 찾아뵙겠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제이너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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