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산책로에 '목 잘린 마네킹'…철거 못 하는 사연

<앵커>

서울 강남구 일원동 도심 공원에 난데없이 마네킹 수십 개가 줄지어 서 있고, 심지어 머리 부분만 매달려 있기도 하다는 주민들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공원 땅을 소유한 사람이 개발 못 하는데 항의하며 설치한 거라는데, 유수환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공원 능선에 사람처럼 한복을 입은 마네킹 수십 개가 놓여 있습니다.

목이 잘린 채 머리만 놓여 있기도 하고, 밧줄로 목이 감긴 채 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기도 합니다.

한복을 입은 마네킹이 나무에 걸려 있는 모습입니다.

사유지공원 개발제한 항의 시위

시민들이 다니는 산책로 바로 옆에 설치돼 있는데, 여기서 10m도 안 되는 거리에는 학교까지 있습니다.

[인근 고등학교 학부모 : 학교 안 기숙사에 생활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올라가다 보면 사람들이 깜짝 놀라요. 누가 갑자기 목매단 것처럼….]

마네킹이 놓인 곳은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대모산 둘레길인데, 서울시 도시 자연공원 구역으로 묶여 있습니다.

지난해 공원지정 시효가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개발 제한구역으로 묶이자 소유주가 항의 차원에 벌이고 있는 일입니다.

현재 소유주는 서울시에 땅을 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민들 불편이 커지고 있지만, 막을 방법은 마땅치 않습니다.

[인근 주민 : 너무 무서워요. 제 어린 딸이 있어서 가끔 데리고 저녁에 산에 오는데 이제 같이 무서워서 못 올 것 같아요.]

[강남구청 담당자 : 사유지에 설치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에요.]

휴대용 버너와 휘발유를 산에 반입한 데 대해 산림보호법 위반으로 1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게 전부입니다.

강남구청은 민원이 워낙 많이 들어오고 있는 만큼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김준희)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