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강남 야산에 목없는 마네킹.."땅 사달라" 섬뜩한 시위
[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남효정 기자입니다.
여기는 서울 강남의 한 고등학교 앞인데요.
맞은 편 야산에 어느 날부턴가 한복을 입혀 놓은 마네킹들이 하나둘 늘어나고 있습니다.
모양이 기괴하고 나무에 매달아 놓기도 해서 소름이 돋을 정도라고 하는데요.
대체 이 마네킹은 누가, 왜 갖다 놓은 것인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학교 정문에서 출발해 뒷산으로 향하자 산등성이 위로 사람 형체가 여럿 보입니다.
산에 올라가 가까이서 보니 여성 한복을 입은 마네킹입니다.
학교를 내려다 보는 마네킹도 있고, 나무에 매달린 것도 있습니다.
어떤 건 목이 없고, 또 어떤 건 다리가 없어서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합니다.
[채종석/동네 주민] "목을 매단 여인들이 치마 입고 있는 걸 봤을 때 어우 섬찟했어요. 소름이 쫙 끼치대요. 이렇게 해야만 할까…"
처음엔 두 세개였던 마네킹은 지난달부터 점점 늘어나더니 지금은 30개나 됩니다.
[박주형/고등학교 3학년] "처음에는 사람 있어 보이는 정도로만 하는 거 같았는데 하루마다 마네킹이 조금씩 늘어나다 보니까…많이 엄청 무서웠었어요."
특히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창 밖으로 눈을 돌릴때마다 봐야해 더 괴롭다고 말합니다.
[양정민/고등학교 3학년] "수업 듣다가 창문 한 번씩 보면 집중도 안 되고 잘…(마네킹이) 나무에 걸려있으니까 움직이는 것 같기도 하고…"
심지어 컴컴한 밤엔 전등까지 켜놔서 마네킹인 걸 알면서도 더 소름 돋습니다.
[김동환/고등학교 3학년] "학교에서 늦게 집에 갈 때 있는데. 쓱 지나가다 보면 사람같아서… 진짜 귀신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요…"
도대체 누가 이렇게 기괴한 마네킹을 설치한 걸까?
땅 주인을 찾아가 봤습니다.
본인이 설치했다고 당당하게 말합니다.
[정한영/임야 주인] "다 큰 애들이, 고등학생들이 말이야 이거 보고 무서워서 놀라서 쓰러졌다? 그렇게 심약하게 키워서 어떡하려고. 허수아비 설치하는게 대한민국 법에 문제가 되느냐…"
당초 이 야산은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돼 있었는데 정 씨는 지정 기간이 끝나면 개발을 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8년 전 이 땅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6월 서울시가 이 땅을 다시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을 할 수 없게 되자 기괴한 마네킹 설치로 항의를 하고 있는 겁니다.
정 씨는 투자자 500명을 모아 10억원을 주고 이 땅을 구입했는데 땅값이 올랐다며 180억원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보상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러는 동안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혐오스런 마네킹 시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은희/동네 주민] "저런 걸 처음 보니까 놀라잖아요. 어머 이게 뭐야 하고 다시 내려왔거든요. 다시 물어봐야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유가 뭔지, 누가 저렇게 해놨는지"
정씨는 마네킹 설치 이전에도 각종 오물을 방치해 민원이 빗발쳤습니다.
그러나 강남구청은 사유지인데다 숲을 훼손한 건 아니라서 마땅한 방법이 없다는 입장.
오늘에서야 과태료 5만 원을 물렸습니다.
정 씨는 서울시가 보상해주지 않으면 다음주에 마네킹 10개를 더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바로간다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 영상편집: 김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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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정 기자 (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144658_349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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