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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 세 모녀 살해범’ 김태현 “유족에 죄송… 정말 반성”

입력 : 2021-04-06 06:00:00 수정 : 2021-04-06 03: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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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일체 시인… 치밀한 계획”
경찰 심의위, 신상공개 결정
현장서 사흘간 술 마시고 취식
6일 프로파일러가 심리검사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태현(25·사진)의 신원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5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태현의 이름과 사진 등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내부위원 3명(경찰)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됐으며, 외부전문가는 교육자·변호인·언론인·심리학자·의사·여성범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외부위원 인력풀에서 선정했다.

 

위원회는 “(김태현이)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했고,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신상 공개 이유를 밝혔다. 또 “피의자가 범행 일체를 시인했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 도구,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며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 공개 관련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하여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추후 언론 노출 시 김태현에게 모자를 씌우는 등 얼굴을 가리는 조치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노원구 아파트에서 택배 기사로 위장해 A씨의 집에 들어간 뒤 집에 있던 A씨의 여동생을 먼저 죽이고, 이어 귀가한 A씨의 어머니와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지난달 25일 경찰에 검거되기까지 피해자 집에 머무르며 자해를 시도했다. 김태현은 경찰 조사에서 “자해 시도 후 갈증이 심해져 집 냉장고의 음식과 술 등을 꺼내 먹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태현이 휴대전화 기록을 삭제한 정황을 포착했다. 법원은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전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노원 세모녀 살인사건 피의자 A씨가 4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목과 왼손에는 보호대를 착용했다. 뉴시스

경찰의 신상 공개 결정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른 것이다. 현행 특강법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의 피의자는 증거가 충분할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상황에 해당하며, 피의자가 청소년이면 안 된다.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최근 사례는 △김성수(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이영학(‘어금니 아빠’ 사건) △안인득(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 △고유정(전 남편 살인 사건) △조주빈(‘박사방’ 운영자) △문형욱(‘n번방’ 개설자) 등이 있다.

 

김태현의 경우 사건의 잔혹성이 알려지면서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태현 신상 공개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으며, 이날 오후 5시 기준 25만3500여명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이날 국민청원과 관련해 “가해자에게 마땅한 처벌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원 기간(1개월)이 종료되지는 않았지만, 경찰이 이날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청와대가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한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김태현을 불러 조사했다. 김태현의 병원 치료가 길어지면서 본격적인 경찰 조사는 검거 후 일주일쯤 뒤인 지난 2일부터 이뤄졌다. 경찰은 김태현의 진술을 토대로 사실관계와 범행 동기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태현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 상당 부분을 인정했으며,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A씨가 만남과 연락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은 이날 오후 9시쯤 노원서를 나서면서 경찰 호송차에 타기 전 “피해자 유족에게 할 말이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말 반성하고 있다”고 한 뒤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경찰은 범죄 심리분석을 위해 6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한다. 프로파일러와의 면담을 토대로 향후 사이코패스 검사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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