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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한진빌딩으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2020.03.27. [email protected] /사진=뉴시스 |
증권업계는 이번 경영권 분쟁 해소에 한달 앞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 시점까지 맞물려 한진칼의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칼 (110,200원 ▼400 -0.36%)은 지난 2일 전 거래일과 같은 5만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 그레이스홀딩스, 반도건설 계열사 대호개발,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은 한진칼 주식 공동보유계약 종료로 상호 간 특별관계가 해소됐다고 지난 1일 공시했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뒤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지 1년 3개월 만의 일이다.
이에 따라 이들 연합의 한진칼 지분율은 그레이스홀딩스 및 특별관계자 17.54%, 대호개발 및 특별관계자(한영개발·반도개발) 17.15%, 조 전 부사장 5.71%로 나뉘게 됐다.
앞서 KCGI는 지난해 산업은행의 한진칼 신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 인수가 주주권을 침해한다며 신주 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기각됐다. 이때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동력을 상실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3자 연합 측 지분율은 45.23%에서 40.4%로 줄었다. 반면 조 회장 측은 47.33%로 올라 3자 연합을 앞서게 됐다. 이에 3자 연합은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포기하면서 경영권 분쟁 종료를 예고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향후 주가에 쏠린다. 한진칼 주가는 경영권 분쟁 기대감이 있던 지난해 상반기 11만원대까지 올랐다. 이후 우하향해 현재 5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자 연합 매도가 나오면 분위기가 확 바뀔 수 있다"며 "누가 먼저 주식을 팔 것인지, KCGI는 어떤 대응을 할 것인지가 현재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3자 연합 각각이 갖고 있는 지분이 상당하고, 특히 KCGI는 펀드이다보니 매수단가 근방까지 주가가 하락하게 되면 매도 관점에서 그때부터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가장 약한 고리는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현금에 대한 니즈가 있을 것이고 담보 비율도 80%가 넘는다"며 "조 전 부사장 쪽에서도 매도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 공매도가 조만간 허용되기 때문에 외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이 부분을 집중 공격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수급 측면에서 불안감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매도는 다음달 3일 재개된다.
이미 관련 이슈가 주가에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냉정하게 이 부분이 반영됐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최근 유상증자 한 대한항공까지 반영했을 때 한진칼 주가 수준은 대략 지금 수준으로 계산이 된다"며 "현재 지주사들이 NAV(순자산가치) 대비 평균 60% 가까이 할인받기 때문에 다른 지주사처럼 간다고 하면 여기서 절반 정도 빠져도 이상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