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중단 위기..확진자 급증 오사카 "중지하겠다"

이영희 2021. 4. 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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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무라 지사, 행사 중지 의사 밝혀
지역 감염자 급증으로 중점조치 시행
시마네현도 반대..부정적 여론 커질듯

지난달 25일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에서 시작한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릴레이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오사카(大阪)부가 "중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3월 25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열린 성화 봉송 릴레이 출발 행사장에서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요시무라 히로후미(吉村洋文) 오사카부 지사는 1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만연방지 등 중점조치(중점조치)'가 시행될 경우, 오사카에서의 성화 봉송은 중지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郞) 오사카시 시장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매우 유감이지만 성화 릴레이는 보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사카부에서는 오는 13~14일 이틀간 성화 릴레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오사카부에서 하루 확진자가 599명 나오는 등 확산세가 거세지자 요시무라 지사는 "이미 4차 유행에 들어섰다"며 중앙정부에 긴급사태 선언 전 단계인 중점조치 적용을 요청한 상태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광역자치단체장이 역내 음식점 등에 영업시간 단축 명령을 할 수 있고, 어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시민들에게는 불요불급한 외출 자제를 부탁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성화 봉송 행사를 열기는 어렵다는 게 오사카부의 판단이다.

단, 오사카 시내를 도는 릴레이만 건너뛰고 일정 장소에서 성화 도착 행사는 열 가능성이 높다. 오사카에서 릴레이가 취소되면 성화는 다음 지역인 도쿠시마(德島)현으로 넘어간다.

1일 성화 봉송 중단 의사를 밝히는 요시무라 히로후미 오사카부 지사. [A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성화는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7월 23일까지 121일간 일본 전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을 일주할 예정이다. 일주일 동안 도치기(栃木)·군마(群馬)현을 거쳐 1일에는 나가노(長野)현에 도착했다. "밀집을 피하라"는 정부 요청에도 불구하고 수백명의 지역 주민들이 모여 응원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펼쳐졌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사람들이 몰리면 안 되지만, 한편으론 분위기를 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오사카에 이어 중지를 선언하는 지역이 늘어나면 성화 릴레이 행사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질 수 있다. 앞서 마루야마 다쓰야(丸山達也) 시마네(島根)현 지사도 올림픽 성화 봉송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정부의 눈치를 보며 결정을 보류한 바 있다. 5월에 성화가 도착하는 시마네현은 4월 중순까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본 후 행사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일본 정부는 1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오사카부 등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중점조치를 오는 5일부터 1개월간 적용하기로 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이날 저녁 총리관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에서 오사카부와 효고(兵庫)현, 미야기(宮城)현에 이 조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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