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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운하에 갇힌 동물도 수천 마리…아사 위기

"해상 운송 자체가 동물에 위협적" 비판

수에즈운하를 가로막은 MV 에버기븐 호를 찍은 막사 테크놀로지의 위성사진. /AP연합뉴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동물 수천 마리가 아사할 위기에 처했다. 살아있는 가축을 싣고 운하 통항이 재개되길 기다리는 배가 13척에 달하는 탓이다.

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살아있는 가축을 싣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던 배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중동으로 향하는 중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운하 근처에 대기하는 배 수 척에 대해 루마니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배라고 보도했고, AP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당국은 가축 수출선 11척이 이번 사태에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양 수입국인 사우디는 루마니아에서 살아있는 양을 수입해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한다. 이슬람교에서는 이슬람식 도축방식인 '다비하'에 따라 도축된 고기만 할랄(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게 허용된 제품)로 인정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배에 여분의 사료와 물이 넉넉히 실려 있지 않다는 점이다.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에버그린 호. 에버그린 호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 중 하나다. /로이터연합뉴스




비정부기구 '애니멀 인터내셔널'의 가브리엘 파운 유럽국장은 "이틀 내로 (가축용)물과 사료가 떨어지는 배들이 있다"며 "24시간 내 운하가 열리지 않으면 심각한 비극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배에 6일 치 이상 사료와 물이 적재돼 있다면서 "(출발지인)루마니아로 돌아간다면 아직 기회가 있지만 운하가 앞으로 2~6일 더 막히면 재앙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산 가축을 배로 운송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동물복지단체 '컴패션 인 월드파밍'의 피터 스티븐슨은 배에 수천 마리 가축을 빽빽이 싣고 장기간 운송하는 방식은 가축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질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며 "일부 선박은 다른 용도로 사용되던 배라 가축 운송에 완벽히 적합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가축 수출업계에선 배마다 수의사가 탑승해 해상운송이 육상운송보다 동물 사망률이 높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수에즈 운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 호의 좌초로 닷새째 운항이 막혔다. 이집트 운하·통상서비스업체 '리스 에이전시'에 따르면 운하가 열리길 기다리는 배는 27일 현재 276대에 달한다.

/유주희 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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