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풍·역사왜곡 '조선구마사'..사상 초유 방송 2회만에 폐지

강영운 2021. 3. 2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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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지상파로서 책임감" 사과
제작사 "해외판권도 해지 수순"
국내 제작사들 중국자본 경계령
시나리오부터 왜곡여부 검토 강화

역사 왜곡 논란을 빚은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방송 2회 만에 결국 폐지된다. SBS는 26일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2일 첫 방송된 '조선구마사'는 2회 방송을 끝으로 TV에서 볼 수 없게 됐다.

SBS는 "본 드라마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쳤다.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라면서도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했음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조선구마사'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에 중국식 소품을 쓰면서 역풍을 맞았다.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도 "SBS의 편성 취소 이후 제작도 중단됐다. 상황의 심각성을 십분 공감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스태프와 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판권 건은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던 모든 해외 스트리밍은 이미 내렸거나 금일 중 모두 내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작비 320억원이나 든 대작이 방송 도중 폐지가 결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한복·김치에 대한 문화적 동북공정이 거센 와중에 중국 네티즌에게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이로 인해 국내 제작사나 엔터테인먼트 회사도 중국 자본 경계령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tvN 드라마 '여신강림' '빈센조'에서도 개연성 없는 중국 제품이 간접광고(PPL)로 나와 시청자들 원성을 샀다.

종영 드라마에도 후폭풍이 번지고 있다. 중국 원작 퓨전 사극 '철인왕후'가 대표적이다. 마스크업체 위머스트엠은 25일 '철인왕후' 배우 신혜선을 모델로 한 제품의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위머스트엠은 "판타지 역사소설이지만 중국 웹소설을 배경으로 한 '철인왕후'의 역사 왜곡으로 인해 모든 네티즌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사과했다. '철인왕후'는 조선 철종과 왕비 철인왕후를 배경으로 한 사극 드라마다. 극 중에서 철인왕후가 "조선왕조실록도 한낱 지라시네"라는 대사가 논란을 빚었다. 또 '조선구마사'의 박계옥 작가가 '철인왕후'를 집필했다는 점도 구설에 올랐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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