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뒤틀리는 난치병, 이봉주 힘내라" 천안시민 나섰다
이 "인생은 마라톤, 고비 넘길 것"
난치병과 싸우고 있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사진) 선수를 돕기 위해 충남 천안시와 천안시체육회가 나섰다.
21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체육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 선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한남교 천안시체육회장은 이사회에서 “대한민국 마라톤 영웅이자 천안 출신 대표적인 체육인 이봉주 선수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니 안타깝다”며 “천안시체육회가 앞장서 이봉주 돕기 후원회를 결성하겠다”고 말했다. 시체육회는 천안시민을 상대로 모금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또 이봉주 선수 이름을 걸고 전국 단위의 마라톤대회를 천안에서 열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시체육회를 중심으로 이봉주 돕기에 발 벗고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천안시도 이 선수를 돕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봉주 마라톤 대회는 이르면 올해부터 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출신으로 성거초-천성중을 졸업한 이 선수는 1991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우승했다. 1993년 전국체전에서는 2시간 10분 27초로 체전 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 마라톤 금메달, 2001년 제105회 보스턴 마라톤 우승 등 국제대회 상을 휩쓸면서 ‘국민 마라토너’로 불렸다. 이런 공로로 천안시는 2001년 이 선수의 고향 집 군도(郡道) 10호선을 ‘이봉주로(路)’라고 이름 붙였다. 이 선수는 2009년 대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 우승한 뒤 만 39세의 나이로 은퇴했다.
이후 방송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던 이 선수는 1년 전부터 근육긴장이상증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전해졌다. 근육긴장이상증은 뇌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난치병으로 분류된다. 증상은 주로 목에 나타난다. 갑작스럽게 목이 뒤틀리면서 돌아가거나 기울어지고, 턱도 자신의 의지와 다르게 돌아가는 등 통증을 동반한 근육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이 선수는 목과 허리가 상당히 굽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한다. 그는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예전부터 허리가 약간 구부정했다”며 “아들이 생일 때 어깨에 메는 교정기까지 사주면서 신경을 쓰라고 했었다. 그때부터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제가 제 몸에 대해 너무 자만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은 마라톤이다. 마라톤을 뛸 때처럼 정신력으로 지금의 고비를 넘겨보겠다”며 재활 의지를 드러냈다.
천안=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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