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청년 정주영을 기억하다..아산 타계 20주기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1. 3. 1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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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아산정주영닷컴

오는 21일 경제계의 거목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타계 20주기를 앞두고 고인을 기리는 행사와 함께 고인의 기업가 정신에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범현대가에서는 아산의 뜻을 기리는 행사를 차분히 진행하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아산정신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고 있다.

정주영학을 가르친 김해룡 울산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주영의 정신은 자신을 둘러싼 여러 어려운 환경을 '제약'이 아닌 '기회'로 받아들이는 '자유정신'에 있다"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현대건설이 중동에 진출할 때나, 아무 것도 없는 현대가 울산에 조선소를 지을 때나 모두가 자신이 가진 고정관념과 습성이라는 제약에 갇혀 안된다고 할 때 아산은 이를 기회로 받아들이는 자유로운 사고를 한 인물이다"고 평가했다.

"중동에서는 낮에 더워 일을 못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낮에 더우면 밤에 일하면 되고, 조선소를 지을 기술과 돈이 없으면 빌려오면 되고"라는 식이 정주영식 자유사고다. 새로운 것을 보면 제약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지 말고, 자유롭게 해석하는 것이 정주영의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 김 교수는 "나를 얽매는 것들이 왜 얽매는지를 보고, 복잡한 계산 없이 실행하는 것이 곧 자유이고 정주영식 사고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의 정신이 담긴 것들이 경일상회와 아도서비스에서 시작해 유엔묘지 사업이나 태국의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도로공사, 경부고속도로, 알레스카 산속의 교량, 파푸아뉴기니아 지하수력발전소, 베트남 매콩강 준설과 군사기지, 호주의 항만 준설공사,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 공사, 서산간척지 물막이 공사 등이다.

제약에 갇히지 말고 자유를 확대해서 보면 가능성이 보이고, 그 가능성이 보이면 용기를 내서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요점 청춘들에게 던지는 정주영의 메시지다.

아산은 이런 성격을 기반으로 무엇인가 해보고 실패하면 다시 도전해 성공을 맛보는 경험을 많이 했다. 실패 후에도 일어설 수 있는 밑바탕에는 낙천적인 그의 성격과 더불어 그의 손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말한 것처럼 '신용'이 자리잡고 있었다.

아산은 실패에서 배웠고 자유로운 사고로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성실히 걸었다. 실패가 그를 무릎 꿇린 게 아니라, 실패는 그를 성공으로 이끄는 길잡이이자, 자양분이 됐다.

긍정의 힘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고 쌀가게 주인에서 시작한 그를 자동차와 조선, 철강, 백화점 등 대그룹을 만들어낸 기업가로 키웠다.

정 명예회장은 자서전(이 땅에 태어나서-나의 살아온 이야기 정주영)에서 "한강의 기적 속에 기적은 없다. 다만 성실하고 지혜로운 노동이 있을 뿐이다. 나는 이 땅에 태어나서 한 사람의 기업인이자 성실한 노동자로서 이 나라의 비약적 발전에 한몫을 다한 것에 대해 무한한 긍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범 현대가는 정 명예회장의 이같은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기리기로 하고,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차분히 행사를 치르기로 했다. 대규모 추모행사보다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행사를 통해 고인의 뜻을 사회에 전한다는 방침이다.

중심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올해도 기일 전날인 3월 20일 청운동 자택에서 제사를 지내지만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그룹별로 시간을 달리해 제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진행했던 하남 창우리 선영 참배 행사도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1일 이전에 별도로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22일부터는 범현대가 차원 20주기 사진전이 계동 사옥서 진행될 예정이다.

각 계열사별 추모 행사도 진행된다.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선구자'라는 제목의 추모영상을 그룹 임직원들에게 이메일로 배포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6일부터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아산 정주영' 사진전을 열고 있다. 각계 인사와 임직원들이 존경과 그리움을 담은 추모글 50여편을 모은 추모문집도 발행할 예정이다.

아산나눔재단은 '아산 정주영과 기업가정신'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독후감 대회를 열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치동 사옥 1층 로비에 고인의 흉상을 세운다. 추모사진전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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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 우경희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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