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하선 "출산 후 경력 단절, 남의 일 아니더라고요"

박정선 2021. 2. 2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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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

배우 박하선(33)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고백'한다.

24일 개봉하는 '고백'은 7일간 국민 성금 천원씩 1억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난 날 사라진 아이, 그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 분노한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를 의심하는 경찰, 나타난 아이의 용기 있는 고백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최근 '며느라기'·'산후조리원' 등의 드라마와 TV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영화음악 프로그램 등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하는 박하선이 주인공 오순을 연기한다. 어릴 적, 아버지로부터 학대를 받았던 아픔을 딛고 아동복지사가 되어 학대아동을 돕는 오순을 섬세하게 연기했다. 이 영화를 통해 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배우상을 수상했다.

청순한 박하선, 귀엽고 유쾌한 박하선은 배우 류수영과 2017년 1월 결혼, 같은 해 8월 득녀하며 중대한 변화를 맞았다. '며느라기'와 '산후조리원'에서 보여준 능청스러운 연기로 새롭게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청년경찰'(2017)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와 선보이는 '고백'을 통해서도 또 다른 박하선의 얼굴을 보여준다.

1편에 이어...

-이 영화를 통해 부천영화제에서 상도 받았다.

"부천은 내가 유년기 시절을 보낸 곳이다. 그래서 더 뜻 깊었다. 어릴 때는 부천영화제가 시작할 때였다. 그 기억이 행복했다. 부모님과 나와서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봤다. 굉장히 좋은 기억으로 남은 영화제다. 금의환향처럼, 상도 받게 되니 더 좋았다. 내 생에 여우주연상을 받을 수 있을까에 관해 생각한 적이 있다. 일을 시작할 때는 '당연히 받을 수 있지'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내 생엔 받을 수 없을 것 같았다. 하하하. 받게 되니 힘을 얻었다. 내 눈에는 부족한 점이 보인다. 정말 영화가 좋아서 받을 수 있었던 상이다. 영화의 메시지가 좋다."

-부족해 보인 점이 무엇인가.

"눈 주름도 싫고.(웃음) 이 영화를 찍을 때 정말 행복했다. 나는 항상 누굴 부러워했다. 대부분의 시간을 남을 부러워하면서 낭비하며 보냈다. 20대 시절을 그렇게 나름 혼자 치열하게 경쟁하며 살았다. 이 영화를 찍을 때 만큼은 시원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찍을 때 만큼은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처음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백'을 위해 기울인 노력이 있나.

"드라마와 달리 영화는 시나리오가 이미 나와있다. 그냥 달달달달 외웠다. 통으로 외우고 연습했다. 드라마는 6부까지 외우고 들어가는데 시나리오를 통으로 외우는 건 힘들더라. 과부하가 온다. 근데 하면 좋다. 자기 전까지 외운다. 말하듯이 대사가 나온다. 그 즈음이 남편이 '슬플 때 사랑한다' 끝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다. 남편이 연기를 너무 잘 하는 거다. '왜 이렇게 잘해?'라고 했더니 '대본을 1000번 봤다'더라. '뻥치지 마'라고 했다. 그래서 몇백번 연습해봤다. 확실히 달라지더라."

박하선

-결혼과 출산 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연기한다.

"이전에는 고마운 줄 모르고 연기했다. 계속 안 쉬고 연기하며 그랬다. 어려서 잘 되는 거였는데, 다 내가 한 것 같고 그랬다. 주변을 돌아볼 여력도 없었다. 너무 피곤하니 소 끌려가듯 나온 것 같다. 열애설 나고 2년 쉬고, 자의 반 타의반 쉬게 됐다. 여배우는 장벽이 있다. 출산까지 하면 4년을 쉬게 된다. (연기를 할 수 있다는) 이게 감사한 일이란 걸 알았다. 주변에서 도와준 게 컸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오랜만에 연기를 하니, 육아보다 쉬운 것 같았다. 연기는 재미있고 힐링되는 거다. 육아를 하고나니 아무 것도 힘들지가 않았다. 자리 잡아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그래서 자리 잡을 때까진 열심히 할 것 같다. 사실 배우는 연기할 때가 아니면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다운된다. 자존감도 낮아진다."

-'산후조리원'에서 '며느라기'까지 좋은 선택을 하고 있다.

"'산후조리원'은 나에게 오는 선택지 중에 최고의 것을 고른 거다. 경력 단절이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확실히 있더라. 지금 많이 극복을 한 거다. '산후조리원'은 (대본을) 보자마자 정말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캐릭터이긴 한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미팅 때도 '나 좀 시켜달라'고 사활을 걸고 말했다. '며느라기'는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동기들이 원작을 추천해 본 적 있다. 가족 갈등을 다뤘는데 깔끔한 작품이었다. 정말 잘 봤는데, 제작을 한다는 기사가 떴더라. 고민을 하다가 소속사에 '하고 싶다'고 말을 했다. 다행이 '같이 하자'고 해서 시작했다. 결혼과 출산 후 보는 눈도 달라졌다. 미혼이었다면 이렇게 재미있게 못 봤을 거다. 하이퍼 리얼리즘인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보는 사람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사실 연기를 할 때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조금은 있다. 실제로 출산을 해보거나 하지 않았으니까. 진짜 엄마가 되고 경험해 본 연기는 자신있고 재밌더라."

-박하선 표 연기가 생긴 것인가.

"'산후조리원' '며느라기'를 하면서 거기에 편견이 또 생기더라. 이 직업은 계속 편견과 싸우는 것 같다. 멜로나 로코도 잘 할 수 있는데. 잘 할 거다. (출연 제안이) 들어올 거다. 하하하."

〉〉3편에 계속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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