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투자 시대에 MTS는 '낙제점'..눈높이 못 맞추는 증권사

조용석 2021. 2. 19.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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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9개 증권사 MTS 평균 평점 2.61..8개사 2점대
뱅킹앱보다 0.5점 낮아..투자자 불만 리뷰 줄이어
애플 사용자에 찍힌 증권사들..평점 1점대 '수두룩'
대세로 자리잡은 MTS 투자.."소비자 눈높이 맞춰야"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XX라는 이름이 아깝습니다. 금융기관 인증 무한 반복하다 지웁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난생 처음 리뷰 남겨 봅니다.” (A사 MTS 리뷰글)

“접속자 몰리면 바로 튕기고 접속 잘 안됩니다. 팔고 싶을 때 접속이 안돼 몇 백은 손해 본 것 같습니다. 별점 낮게 주면 리뷰 안보이게 할까봐 5점 줍니다.” (B사 MTS 리뷰글)

전례 없는 주식 열기에 증권사들이 고객 늘리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지만 정작 개인 투자자에게 중요한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만족도는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이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본질인 MTS 서비스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바일 주식투자가 대세라는데... 혹평 일색인 MTS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주요 9개 증권사 MTS 평점 2.61…8개사 ‘2점대’

17일 이데일리가 주요 증권사 9곳이 제공하는 MTS의 플레이스토어(안드로이드용) 및 앱스토어(애플 IOS용) 평점(5점 만점)을 집계한 결과 2.61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할 경우 52.2점에 불과한 낙제점이다. 주요 증권사는 전년 기준 자본총계 상위 15위 중 MTS 누적 다운로드수(안드로이드)가 50만건 미만인 하나금융투자 등 6개사를 제외하고 선정했다.

증권사 MTS 평균점수는 은행이 제공하는 뱅킹앱과 비교해도 만족도가 떨어진다. 5대 금융지주사(NH·우리·KB·하나·신한)가 제공하는 뱅킹앱의 평점(안드로이드·애플 합산) 평균은 3.1점으로, 증권사(2.61점) 보다 0.49점 높다. 특히 스마트폰 사용자의 이용도가 높은 유튜브앱(4.45점), 카카오톡(3.5점) 등과의 점수차는 더욱 현격하다.

주요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 평점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9개사 중 평점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안드로이드와 애플에서 고른 점수를 받은 KB증권으로 3.10점을 얻었다. 집계대상 증권사 중 유일하게 3점을 넘었다. 이후 키움증권(039490)(2.75점), 삼성증권(016360)(2.7점) 순이다. 반면 최근 게임스톱 거래정지 사태 등으로 최근 급격히 점수가 떨어진 신한금융투자가 2.3점으로 가장 낮았고 대신증권(003540)(2.45점)이 뒤를 이었다.

안드로이드 앱으로 한정할 경우 한국투자증권(3.7점)이 가장 높았고 키움증권·삼성증권(3.6점)이 공동 2위였다. 미래에셋대우(006800), 대신증권, NH투자증권(005940)은 2점대였고 신한금융투자는 1.4점으로 가장 낮았다.

낮은 평점을 준 개인 투자자들은 주로 △접속 및 주문처리 지연 △인증 오류 △불친절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의 불만을 리뷰를 통해 토로했다. 특히 접속 및 주문처리 지연에 대한 강력한 항의가 다수였다. 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 처음으로 리뷰를 써본다는 글도 많았다.

(자료 = 애플 앱스토어 리뷰 캡쳐)
애플 사용자에 찍힌 증권사들…1점대도 ‘수두룩’

눈에 띄는 부분은 애플 스마트기기 사용자가 안드로이드 사용자보다 유독 낮은 점수를 준 것이다.

9개사의 안드로이드 평균 점수는 2.98점인데 반해 애플 평균점수는 2.20점으로 차이가 컸다. 1점대 증권사도 4곳(키움·삼성·유안타·한국투자)이나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안드로이드(3.7점)와 애플(1.6점) 앱의 평점차가 무려 2.1점이나 됐고, 삼성증권(1.8점)과 키움증권(1.7점)도 격차가 컸다. 반면 평균 평점에서 가장 낮은 신한금융투자는 애플에서는 3.2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안드로이드와 애플용 MTS를 모두 사용해본 이들이 많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려우나, 애플용 MTS 리뷰에서는 안드로이드 버전 대비 불만족스럽다는 평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한 사용자는 리뷰에 “너무 안드로이드만 편애하는 것은 아닌가. 로고부터 찌그러져 있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찾다고 결국 못 찾아 검색&유튜브 돌리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안드로이드는 주식 잔고가 다 뜨던데 아이폰은 주식 잔고가 하나도 안 떠 불편하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안드로이드와 애플용 MTS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평점 차이의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모든 서비스는 안드로이드와 애플용 동시 제공이 원칙이고, 만약 접속 지연 사태가 발생한다고 해도 동시에 발생할 텐데 평점 차이가 왜 나는지 모르겠다”며 “다만 애플 사용자가 조금 더 젊고 민감 소비자가 많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비슷한 취지로 설명했다.

(자료 = 플레이스토어 리뷰 캡쳐)
대세로 자리잡은 MTS 투자…“소비자 눈높이 맞춰야”

MTS는 주식투자 열풍을 타고 이미 확실한 주식투자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개인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주식 거래량을 수단별로 집계한 결과 MTS가 54.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해 42.4%인 PC용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를 제쳤다.

반면 늘어난 투자자에 비해 증권사는 준비가 덜 된 모습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키움증권·하나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가 지난해 HTS·MTS 오류로 투자자들에게 배상한 금액은 91억3853만원이었다. 전년 대비 843.5% 증가했다. 개인의 투자 열기가 이어지는 올해도 벌써 여러 건의 MTS 사고가 발생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주식은 가격 변동성이 심하기에 투자자들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증권사들도 적극적 투자를 통해 고객이 지연 없이 신속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소비자에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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