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세상을 향한 박하선의 외침 [인터뷰]

박상후 기자 2021. 2. 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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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선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수년 전부터 아동 학대 문제는 사회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며 관계 속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그렇기에 영화 '고백'을 통한 배우 박하선의 외침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울림을 선사한다.

'고백'은 7일간 국민 성금 천원씩 1억 원을 요구하는 전대미문의 유괴사건이 일어난 날 사라진 아이, 그 아이를 학대한 부모에게 분노한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를 의심하는 경찰, 나타난 아이의 용기 있는 고백을 그린 범죄 드라마다. '도가니', '미쓰백' 등 영화들에 이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키며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고백'은 최근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정인이 사건'과 맞물리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하선은 "'고백'은 2018년도에 촬영한 작품이다. '정인이 사건' 이슈와 함께 개봉하는 게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뭔가 무기력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촬영 전과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게 참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도 육아를 하는 입장이다. 정말 큰 일이지만, 아이를 때린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분들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다. 제도적인 개선이 꼭 필요하다"라며 "부모 자격 테스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를 책임질 수 없다면 피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박하선은 아이를 학대하는 어른들의 불의를 참지 못하는 사회복지사 오순 역을 맡아 인물의 복잡한 내면을 응집력 있게 표현해냈다. 이에 대해 그는 "오순은 고장 난 인간으로 살았기 때문에 치유를 받지 못한 인물이다. 아동 학대 현장을 보면 과거로 돌아갈 것 같은 마음에 되풀이되는 게 싫어서 과한 행동을 저질렀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도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가 20대 중반에 치유됐다. 부모에게 어떤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반항을 했는데 '너 언제까지 거기 갇혀있을 거냐'라고 하시더라. 뭔가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이후로 많이 치유가 됐다. 누구에게나 트라우마는 있지만, 나는 그때 깨우쳤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박하선은 자신의 일화를 털어놓으며 사회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 나도 동생이 자폐가 있어서 예전에 많이 잃어버렸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근데 몇몇 분들은 신고했는데 보지도 않더라. 이런 부분 때문에 오순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 관심을 가질 수 없지만, 그런 걸 대변하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라고 밝혔다.

박하선


박하선은 류수영과 2017년 결혼해 슬하에 딸 하나를 두고 있다. 그는 출산 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박하선은 "아이를 낳고 감수성이 폭발했다. 나는 원래 이성적이고 잘 못 우는 사람이었다. 근데 지금은 펑펑 울 정도로 배우로서 감수성이 좋아졌다"라며 "아이를 낳고 호르몬이 바뀐 것 같다. 공감 능력이 극대화됐다"라고 전했다.

이에 박하선은 감정 소모가 큰 오순 역을 연기할 때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힘들지 않았다. 일이 너무 고팠다. 정말 재밌게 촬영했던 것 같다. 찍을 때만큼은 시원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라며 "보통 5~6부 정도 외우고 들어가는 편인데, 이번 작품은 시나리오를 통으로 암기했다"라고 말했다.

박하선은 "연습을 많이 하면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캐릭터가 힘들어 보이지만, 난 그렇지 않았다. 현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트라우마였던 상처를 끄집어내는 부분이 어렵긴 했지만, 학대를 당하는 친구들에 비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박하선은 함께 호흡을 맞춘 감소현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순수한데 착하다. 정말 아이 같다. 밝음을 항상 잃지 않으려고 하더라. 보기 좋았던 아역 배우다. 감소현 엄마도 유쾌하시더라"라고 극찬했다.

박하선


최근 박하선은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마다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호평과 성공을 거두며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출산 이후 선택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골랐는데, 잘 됐다. 지금은 이상한 것만 아니면 다 하려고 한다. 활발하게 소통하는 트렌드에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하선은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등 동시대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작품들에 출연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지만, 연기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었다. 그는 "장르물, 사극,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골고루 해보고 싶다"라며 "나는 캐릭터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편이다. 그래서 다른 걸 꾸준히 해보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도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가 겹치면서 고민이 많았다. 최대한 표정을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다"라며 "'며느라기'는 실제로 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추천받았다. 대본도 없는 상태로 캐스팅됐다. 원작을 존중하는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결정했던 것 같다. 운이 좀 따라줬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출산 이후 배우로서 터닝포인트를 맞은 박하선의 질주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사실 불안한 점이 많다. 결혼을 미룬 이유도 자리를 잡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나를 대체할 수 있는 배우들이 굉장히 많다"라며 "예전에는 젊어서 잘 된 느낌이다. 자리 잡을 때까지 열심히 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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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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