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온' 이봉련의 단단한 발걸음 [인터뷰]

박상후 기자 2021. 2. 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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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련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꾸준함은 좋은 결실을 맺는다. 16년 차 베테랑 배우 이봉련은 최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배우의 길을 꾸준히 지켜온 그의 묵묵한 발걸음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005년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로 데뷔한 이봉련은 뮤지컬 '빨래', 연극 '날 보러와요' 등 수많은 공연 활동으로 관객들과 만났다. 또한 드라마 '내일 그대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영화 '옥자', '택시운전사', '버닝', '암수살인', '82년생 김지영' 등을 통해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공백기 한번 없이 달려온 이봉련은 지난해 가장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그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에서 신스틸러로 존재감을 자랑하며, '명품 조연'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특히 JTBC 수목드라마 '런 온'(극본 박시현·연출 이재훈)을 통해 데뷔 이후 가장 비중 있는 캐릭터를 맡아 작품의 현실감을 위트 있게 녹여냈다.

지난 4일 종영된 '런 온'은 '김과장' 이재훈 감독과 첫 미니시리즈 출사표를 던진 박시현 작가가 의기투합한 감성 충만 로맨스로, 한국말을 쓰면서도 소통이 어려운 시대,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으며, 사랑을 향해 '런 온'하는 드라마다. 극 중 이봉련은 수입영화 배급사 대표 박매이 역을 맡았다.

이봉련은 "시청자분들이 많이 사랑해주신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을 받고 있다. '런 온'에 출연하게 돼 정말 좋았다. 내가 했던 드라마 중에 가장 많이 나왔다. 나에게 평생 기억될 작품이다. 정말 행복했다"라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봉련은 쿨한 성격의 사투리를 쓰는 박매이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평소 독립 영화를 자주 챙겨보는 편이다. 단역이지만 참여했던 독립 영화도 있었다. 그래서 직업 자체가 갖고 있는 열악함과 절실함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배역을 위해 따로 누군가를 만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매이의 시원하고 쿨한 성격은 나하고 닮은 지점이 많다. 박매이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상적인 캐릭터다"라며 "애초의 가이드는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캐릭터가 아니었다. 나와 정반대의 기질을 가진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 풀어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었지만, 함께한 배우들 덕분에 잘 소화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봉련


이봉련은 외화 번역가인 오미주 역을 연기한 신세경과 찰떡같은 만담 콤비로 코믹한 에피소드를 200% 더 유쾌하게 살려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두 사람의 달달한 워맨스는 드라마를 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 그는 "케미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내 입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기분이 좋더라. 내가 준비한 것을 잘 보여줬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세경이 편안하게 해 줬다. 정말 사랑스러운 동생이다. 다른 배우들과 접점이 없었다. 나는 신세경, 임시완과 많이 만났다. 호흡이 좋아서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잘 보여줄 수 있었다. 더 오랫동안 함께 촬영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봉련은 같은 시기에 공개된 '스위트홈'으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극 중 이봉련은 재개발 대상인 그린홈 15층에 홀로 사는 임명숙 역을 맡아 생존자 아이들을 물심양면으로 챙기는 따뜻한 면모를 완벽하게 표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찍을 때 쉽지 않았다. 인간이 감당하기에는 큰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이 전부라고 생각했다. 임명숙은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이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항상 죄책감을 갖고 살아간다. 저런 일을 겪고 나면 무서울 것 같다. 아이들은 임명숙에게 따뜻한 웃음이 됐다"라며 "시즌2는 괴물이 됐기 때문에 출연을 못할 것 같다. 아쉬움이 크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봉련


이봉련은 열일의 원동력으로 꾸준함을 꼽았다. 그는 "내 직업은 배우다. 누군가가 항상 일하러 가듯이 나도 연기를 항상 당연하게 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힘들 때가 있다. 나는 좋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힘을 다시 얻는 편이다. 자극제가 되는 것 같다"라며 "내가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다. 풀어가는 방식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런 온'에서도 신세경, 임시완과 자주 부딪히며 연기했다. 두 사람은 나를 정말 편안하게 해 줬다.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 잘 굴러가면 많은 것을 하지 않아도 잘 보여주게 되더라. 감독 및 제작진분들도 저에게 육체적 자극을 주셔서 좋았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꾸밈없는 아름다움은 이봉련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는 "항상 꾸미지 않았다. 쌍꺼풀 수술도 아빠에게 권유받았지만, 하지 않았다. 잘 생각해보면 내 얼굴로 할 수 있는 게 많을 거라고 느꼈다. 내 마음을 주변 분들도 다 알아주신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봉련은 16년의 연기 생활을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그는 "어릴 때는 조바심이 있었다. 만족하지 못하고 항상 불안했다. 근데 주변 동료를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시간 지나고 보니 10년 넘게 일한 자체만으로 뿌듯하더라"라며 "벌써 마흔 살이 넘었다. 앞으로의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나이 때에 맞게 잘 살아갔으면 좋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봉련

[티브이데일리 박상후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씨제스 엔터테인먼트]

런 온 | 이봉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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