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카 상상도 (자료:한경DB)
애플카 상상도 (자료:한경DB)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진출과 관련해 일본 업체를 포함해 최소 6곳의 완성차 업체가 애플과 위탁생산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의 부품 공급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적어도 6곳 정도의 자동차 업체와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이 어느 업체에 위탁생산을 맡길 지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한국 업체(기아)가 선정됐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미국 CNBC는 현대차·기아가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를 생산하기 위해 애플과 막바지 협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기아 주가는 올들어 53.3% 급등하며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차 업체가 주목을 받는 건 애플이 요코하마에 연구거점인 애플테크놀로지센터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애플테크놀로지센터를 통해 일본 완성차 업체 및 부품업체와 접점을 늘려가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애플로부터 위탁생산 제안을 받았는지에 대해 혼다와 마쓰다는 "코멘트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닛산자동차는 코멘트를 피했다. 미쓰비시자동차만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대형 완성차 업체 임원은 애플로부터 제안을 받았는지를 언급하지 않은체 "흥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도요타나 혼다로부터 애플의 전기차 관련 정보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들은 자사 전기차 사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소식에 정통한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도 최근 “현대차 이외에도 GM, 푸조-시트로앵도 애플카 협업 대상이 될 것”이라며 복수의 완성차 업체가 애플의 위탁생산 업체로 선정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누가 위탁생산을 맡게 되느냐와 관계없이 애플의 전기차 사업 진출로 기존 자동차 업계의 생태계가 뿌리채 흔들릴 것이라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완성차 업체를 중심으로 1차, 2차, 3차 하청업체가 피라미드형식의 체계가 정착된 업계의 판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완성차 업체가 IT 대기업의 사실상 하청업체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