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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車·철강·화학株 주목하라"…전문가 증시 전망

신유경 기자
입력 : 
2021-02-01 04:01:03
수정 : 
2021-02-01 0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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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센터장 4인에게 듣는 주식투자 가이드

상반기에는 경기민감 우량주
하반기에는 기술주 투자 유망
호텔·레저 등 컨택트株 주목

인플레·미중관계 불확실성
백신보급 차질땐 조정 불가피

급격한 물가상승 대비한다면
비트코인보다 금 투자가 적절
코스피 3000 시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추천하는 업종은 무엇일까. 매일경제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4명을 대상으로 코스피 3000 시대 유망 업종과 올해 주식시장 변수에 대해 물어봤다.

키움증권은 반도체·화학·철강·증권을 유망 업종으로 선정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한국 수출 호조에 초점을 맞춘다면 경기 민감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인플레이션이 확산될 때 가치주가 강세를 보였던 점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금호석유, 포스코와 같은 종목이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최대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호황 사이클은 삼성전기 실적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올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출하량 확대에 따라 긍정적인 영향도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금융투자도 이와 유사하게 반도체·자동차 업종과 석유화학·조선·철강 업종을 추천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면서 반도체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고, 친환경과 관련해 자동차·조선 업종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가운데 전망치 상향이 두드러지는 업종에도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SK증권은 상반기 중 경기 민감 우량주를, 하반기 중 기술주 등을 추천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 시장을 이끄는 힘은 경기 회복과 양극화, 개인투자자의 자산 배분 변화"라면서 "개인투자자의 자산 배분은 자금이 증시로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과거와 달리 대형 우량주와 같은 종목을 사들이는 개인 주식 매수 패턴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주는 단기 경기 흐름보다 긴 추세에서 살펴봐야 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중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경기 민감주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유안타증권은 호텔·레저·미디어 등 콘택트 관련주와 철강 등 인플레이션·원자재 강세 수혜주, 자동차 등 수출 수혜주를 코스피 3000 시대 추천 업종으로 제시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콘택트 관련주는 2분기 이후 업황과 실적의 본격적인 회복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가장 길게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연간 최선호주로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상반기까지는 줄지 않는 유동성 공급과 각국 부양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이 대표적이며 관련 수혜주로는 철강 업종을 꼽을 수 있다"면서 "대표 수출주의 모멘텀 정점 시기를 봤을 때 반도체는 1분기, 자동차는 2분기로 추세 유지 기간이 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인플레이션과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미·중 관계 수립 등이 올해 주식시장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와 하반기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 올해 주식시장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바이든 정부 출범을 계기로 미·중 관계 재정립에 대한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변수"라고 짚었다. 또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거나 백신 보급에 차질이 생길 때도 주식시장 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 센터장 역시 "미국 새 정부의 대중국·대북 정책, 증세 정책 등이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승현 센터장은 "통화와 재정정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스탠스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단기간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주식시장의 주된 동력이 정책이었던 만큼 스탠스가 아주 조금 변화해도 증시는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황 센터장은 "시장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건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해 나가는 것)과 관련해서인데, 실제로 테이퍼링이 이뤄지는 시점은 아직 멀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금과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금이 더 좋은 투자처라고 선택한 센터장이 많았다. 인플레이션 헤지란 물가 상승으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에 대비해 화폐와 유사한 가치를 갖는 상품을 보유하는 것을 말한다. 김승현 센터장은 "지난해 금값이 사상 최고치까지 급등했지만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과는 반대로 금 가격 부담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유동성 수혜는 금과 비트코인 두 자산군에 모두 작용하겠지만 하반기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진다면 금과 비트코인 가격 괴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증권도 인플레이션 헤지가 필요하다면 전체 투자자산의 10% 이내를 8대2 비중으로 금과 비트코인에 배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은 금과 비트코인보다 비철금속이 매력도가 높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안전자산인 금은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와 명목금리 상승 사이에서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으로 투자에 신중해야 할 자산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산업 수요가 높은 구리 등 비철금속 매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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