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번호도 바꾸고 한동민 심기일전
62번→35번 변경, 개명 거의 끝나
최주환·최정·로맥과 강타선 기약
새 이름, 새 등 번호로 새롭게 출발한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한동민(32·사진)이 심기일전했다.
선수에게 등 번호는 또 다른 자아다. 번호를 바꾼다는 건 큰 의미다. 프로 2년 차였던 2013년부터 62번을 쓴 한동민은 올해부터 35번을 쓴다.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팀 전지훈련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훈련지인 제주도에 내려간 그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어릴 때는 대선배(박재홍)가 썼던 62번을 겁 없이 달았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내 이름을 알렸고 1군에서 자리도 잡았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번호를 바꿀까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한동민은 군 복무(상무) 시절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29홈런을 친 2017년에는 발목 수술을 받았다. 2018년 대졸 타자로는 처음 40홈런(41개) 고지를 밟으며 한국시리즈(KS) 우승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 주춤했다. 지난해에는 두 번이나 다쳤다. 파울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다쳐 두 달 쉬었고, 9월에는 왼손 엄지 인대가 파열돼 수술받았다. 그는 “솔직히 체격(키 1m90㎝, 체중 105㎏)이 크고 의욕이 넘쳐 다치는 점도 있다. 운동하다 다친 거지만 다치지 않는 것도 프로 선수의 밑바탕”이라고 했다.
한동민은 “35번은 경성대 3학년 때까지 달았던 번호다. 그때 야구가 잘 됐다. (이번에 35번으로 바꾼 건)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이다. 이진영 타격 코치님이 현역 때 쓰던 번호다. 코치님이 ‘번호가 뭐야’라고 해 웃었다”고 말했다.
간절함은 개명으로도 이어졌다. 한동민은 “10월 중순 신청했고, 시즌 전에 (법적 절차까지) 마무리될 것 같다. 다만 등록일(1월 31일)까지는 어려울 수도 있다. 공식 책자에는 ‘한동민’으로 올라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 이름 공개를 미룬 그는 “코치 및 동료 선수 일부가 새 이름을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름이 바뀌면 별명도 바뀔까. 한동민의 대표 별명은 ‘동미니칸(동민+도미니칸)’이다. 야구 강국 도미니카공화국 타자처럼 힘 있는 스윙을 해 붙었다. 그는 “동미니칸을 좋아하는데, 그걸 못 쓰게 돼 아쉽다. 잘하면, 팬들이 새 별명을 지어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동민은 현재 재활 막바지다. 아직 기술적인 면의 변화는 생각하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부터 훈련량과 강도를 늘렸다. 지난주 티배팅을 100개 정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음 달 1일까지 준비를 못 맞춰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새 시즌 SK 와이번스는 신세계그룹에 인수된다. 등 번호와 이름을 바꾼 한동민은 유니폼까지 새로 받는다. 그는 “지난해 62경기를 뛰었다. 팀 성적도 좋지 않아 죄송했다. (최)주환이 형이 와서 든든하다. (최)정이 형, 로맥과 함께, 좋은 타선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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