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리포트]
-2021년 공모 금액 사상 최대 전망
-SK·카카오 계열 ‘대어’ 줄줄이 출격 준비
‘넘치는 유동성·주가 랠리’…역대 최대 IPO 시장 열린다
[정리=한경비즈니스 최은석 기자] 이번 호 화제의 리포트는 박종선·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2020년 기업공개(IPO) 시장 분석 및 2021년 시장 전망’을 선정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 자금을 바탕으로 IPO 시장에 대한 개인 투자자와 기관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며 “올해 한국 IPO 기업은 최소 120곳, 공모 금액은 사상 최대인 10조5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시장에는 총 112개 기업이 상장했다. 상장 기업 수는 2014년과 비슷했다. 2015년 이후 최근 5년 새 최저치였다. 다만 IPO 금액 측면에서 선방한 한 해로 기록됐다. 5조9000억원으로 최근 3년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9625억원), SK바이오팜(9593억원), 카카오게임즈(3840억원) 등이 흥행을 이끌었다. 제이알글로벌리츠(4850억원) 등 부동산 투자 신탁 회사들도 힘을 보탰다.

특히 지난해 상장한 70개 기업(재상장·코넥스·스팩·리츠·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제외)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12월 30일 종가 기준)은 90.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IPO 기업 120곳·공모 금액은 10조원 이상

올해 IPO 시장은 공모 금액 측면에서 기록 경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PO 기업은 최소 120곳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겠지만 그 금액은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보급으로 사태가 조기 종식된다는 가정에 따른 예측 결과다.

올해 IPO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이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상장 기업 수가 하반기 들어 회복됐고 공모 금액이 최근 3년 새 최대치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기관 수요 IPO 예측 평균 경쟁률과 일반 청약 경쟁률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던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계속된 코스피 랠리에 힘입어 IPO 기업의 주가 수익률도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따라 국내 대어급 기업들이 IPO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에는 15~20개의 기업이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5년 새 평균 상장 기업 17곳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모 금액은 사상 최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굵직한 ‘대어’들이 연이어 출격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그룹 계열의 IPO가 가장 돋보인다. SK바이오사이언스·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원스토어·ADT캡스·SK브로드밴드·11번가 등이 후보군이다.

카카오 계열도 시장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지·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M 등이 IPO 유망주로 꼽힌다. 이 밖에 야놀자·티몬·쏘카 등도 올해 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IPO 기대주로 분류된다.

올해 코스닥시장에서의 IPO 예상 기업은 약 80~100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코로나19 사태로 IPO를 미뤘던 기업이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상장 문턱을 완화한 것도 시장에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닥시장의 IPO 수는 지난 5년간 평균 84개였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86곳이 상장했다. 올해는 지난해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스닥시장의 IPO 공모 규모는 2조5000~3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IPO를 추진 중인 대어급 기업은 대부분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 특례를 통해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의 공모 금액은 대부분 많지 않다.
‘넘치는 유동성·주가 랠리’…역대 최대 IPO 시장 열린다
◆코스피 랠리에 IPO 기업 수익률도 ‘고공 행진’

지난해 IPO에 성공한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성공적이었다. 하반기 코스피 랠리와 함께 일부 종목의 주가 수익률이 크게 상승하면서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2020년 12월 30일 종가 기준) 수익률은 90.3%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유진투자증권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로 파악된다.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 기준 최고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박셀바이오였다. 무상 증자 권리락을 반영해 1015.3%의 수익률을 보였다. 이어 명신산업(602.3%), 알체라(321.5%), 하나기술(293.7%), 이오플로우(282.6%), 석경에이티(280.0%), 포인트모바일(256.0%), SK바이오팜(244.9%) 등의 순이었다.

또한 100% 이상의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주요 70개 중 19개였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14개에 불과했다.

시초가 대비 수익률(2020년 12월 30일 종가 기준)도 나쁘지 않았다. 평균 31.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또한 박셀바이오가 1139.3%로 1위를 기록했다. 명신산업(251.2%), 이오플로우(234.3%), 피플바이오(194.4%), 넥스틴(138.0%), 알체라(110.8) 등도 100% 이상의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도 평균 53.3%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최고 수익률인 100%를 달성한 종목은 70개 중 26개였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10개에 불과했다.

이들 주요 70개 종목 중 옥석을 가리는 작업을 따로 해봤다. 전방 산업, 성장성, 사업의 안정성 등 3개 기준을 중심으로 종합 점수를 산정했다. 최고 9점 만점에 8점을 기록한 종목이 10개였다. 정보기술(IT) 분야 5개, 경기 관련 소비재 2개, 산업재·소재·필수 소비재에서 각 1개 종목이 선정됐다.

제이앤티씨·와이팜·앱코·에이프로·엠투아이(IT), 더네이쳐홀딩스·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경기 관련 소비재), 비나텍(산업재)·이엔드디(소재)·교촌에프앤비(필수 소비재)가 그 주인공이다.

제이앤티씨는 커넥터 사업으로 시작해 모바일·차량용 3D 커버글라스 사업에 진출한 업체다. 스마트폰 등에 3D 강화 유리가 적용됨에 따라 고객 다변화에 성공했고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적용 제품의 점진적 다각화가 예상된다.

와이팜은 한국 유일의 무선통신·차량용 고효율 전력 증폭기(PAM)와 무선 주파수(RF) 프런트엔드 모듈(RFFEM) 전문 제조업체다. 5G 스마트폰 수요 증가 등에 따른 수혜주로 분류된다.

앱코는 주력 사업인 게이밍 기어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업체다. 2013년 로지텍 등 해외 브랜드가 점유하던 게이밍 기어 시장에 진출해 한국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에이프로는 2차전지의 핵심 활성화 공정 설비인 충방 전기와 테스트 장비를 제조·판매하는 업체다.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확대와 함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 등이 주요 고객사다.

엠투아이는 스마트 팩토리용 장비와 솔루션을 전문으로 개발·제공하는 업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스마트 팩토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내셔널지오그래픽·Jeep·NFL 등 강력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패션 업계에서 독보적 지위를 구축한 업체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앞세워 호실적을 이어 가고 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2021년에도 여전할 레깅스 열풍과 함께 운동복과 일상복을 결합한 애슬레저 시장의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업체다.

비나텍은 초고용량 축전기(슈퍼커패시터)와 수소 연료 전지의 핵심 소재 부품을 제조하는 친환경 소재 부품 업체다. 한국형 뉴딜 정책의 수혜주로 분류된다.

이엔드디는 올해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른 수혜와 함께 2차전지 전구체 사업 등 관련 소재 사업의 본격 성장이 기대되는 업체다.

교촌에프앤비는 2021년에도 한국의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지배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choie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3호(2021.01.25 ~ 2021.01.31)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