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록, 인생작을 만나다 [인터뷰]

현혜선 기자 2020. 12. 30.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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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스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도전했을 때 오는 성취는 달콤하다. 신성록은 새로운 캐릭터와 장르물에 도전해 비로소 인생작을 만나는 성취를 얻었다.

신성록은 2003년 드라마 '별을 쏘다'로 데뷔해 어느덧 18년 차 배우다. 이후 그는 드라마 '고맙습니다' '아빠 셋 엄마 하나' '내 인생의 황금기' '이웃집 웬수' '별에서 온 그대' '공항 가는 길' '리턴' '황후의 품격' '퍼퓸' '배가본드'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번에는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로 시청자와 만났다. '카이로스'는 유괴된 어린 딸을 되찾아야 하는 미래의 남자 김서진(신성록)과 잃어버린 엄마를 구해야 하는 과거의 여자 한애리(이세영)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다. 극중 신성록은 어린 딸을 찾기 위해 시간을 가로지르는 김서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우선 신성록은 "약 6개월 동안 촬영을 했는데, 스태프들 그리고 출연 배우들과 너무 친해지고 정이 많이 들어서 헤어지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성취한 작품이라 '카이로스'를 떠나보내기에는 어떤 부분은 조금 슬픈 마음도 좀 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신성록에서 '카이로스'란 가장 마음에 와닿은 작품이었다. 그는 "사실 처음에 이 작품을 선택하기 전에 대본을 보는 순간 '이 작품 진짜 꼭 해야겠다. 하고 싶다'고 느꼈다. 정말 배우 생활하면서 이런 캐릭터 한 번은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장르물을 한 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만난 작품이라 더더욱 애착이 간다. 그리고 김서진 인물은 단편적인 어떤 인물의 정서를 표현하는 것 외에도 극 안에서의 여러 가지 상황, 과거와 미래가 맞물려 있다. 그런 부분들을 표현하기 위해 굉장히 다양한 요소들을 생각하면서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낼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러한 캐릭터를 접하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에 정말 저의 인생작으로 남을 수 있을 만한 그런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더 내 마음에 와닿는 작품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카이로스'가 남을 것 같다"고 애정을 표했다.

카이로스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신성록은 '카이로스'를 떠나보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명장면은 솔직히 내가 봤을 때 매 회 엔딩이 다 명장면이라고 생각이 들 만큼 다음이 기대되는 엔딩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7부에서 다빈(심혜연)이의 인형 안에 있는 위치 추적기를 쫓아서 갔더니 그곳에 아내와 딸이 죽은 것이 아닌, 멀쩡히 살아있었고 서도균(안보현) 과장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표정이 점차 변하는 그 순간이다. 그리고 또 이제 다가가는데 뒤에서 택규(조동인)가 머리를 가격해 기절하는 엔딩. 그 장면이 정말 어떻게 보면 서진이 입장에선 고난의 끝이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저는 그 장면이 아무래도 명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카이로스'는 연출, 연기, 대본이라는 3박자가 어우러져 웰메이드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신성록은 "주변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 이때까지 같이 작업했던 많은 분들에게 연락이 왔다. '너무 좋다', '괜찮다', '너의 이런 모습이 있었다니'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 부분에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가 사실 늘 하고 싶은 작품이나 마음에 드는 작품 할 수도 없는 거다. 또 선택했다고 해서 그 선택이 매번 옳아서 사랑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이번 작품 같은 경우에는 내가 피부로 느끼게끔 주변에서 많은 연락을 주셔서 너무 감개무량하다고 생각했다. 배우의 입장에서도 저희 연출에 대한 어떤 칭찬, 카메라 감독에 대한 칭찬, 조명에 대한 칭찬, 여러 가지 음악에 대한 칭찬, 여러 칭찬을 많이 해주신 게 좋았다. '카이로스'는 배우만 보이는 작품이나 어떤 한 부분만 보이는 작품이 아니다. 모든 게 다 잘 맞은 작품인 거 같다고 전화를 받았다. 호평을 해주신 거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감사를 전했다.

카이로스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물론 호평에는 신성록의 연기도 포함된다. 특히 딸의 유괴로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섬세한 감정선을 보여준 신성록에게 칭찬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를 두고 신성록은 "기본적으로 김서진이라는 캐릭터를 평상시의 모습으로 생각해 봤다. 어렸을 때 붕괴된 건물에서 오랫동안 갇혔다가 구조되고 그 일로 아버지도 잃었기 때문에 그런 트라우마가 강력하게 있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고 이겨나가기 위해서는 굉장히 내적으로 단단하고 냉철하게 살았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까지 왔을 것이라는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면이 정말 단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기본으로 하게 됐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아이와 와이프가 유괴돼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때는 굉장히 흔들리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많은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며 "이런 부분이 힘들다기보다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복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동안엔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했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입체적인 인물, 거의 1인 2역할을 하듯이 2가지 인물의 상황을 동시에 연기하고 보여 드릴 수 있는 그런 구조로 연기할 수 있다는 부분이 저에겐 정말 즐거웠다. 그 자체만으로 너무 신기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캐릭터를 맡으면서 배운 점도 있었다. 신성록은 "엄청 많은 것 같다. 단순히 어떤 단어로 형언할 수 있는 느낌은 아니다. 한 작품에서 모든 걸 배웠다고 하기엔 그렇지만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경험을 통해 배웠다. 심지어 나와 내가 통화하는 부분들도 있었으니 많은 새로운 신들을 경험했다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얻은 게 많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이런 것들을 가져다줬구나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카이로스 신성록 / 사진=HB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년은 신성록의 만능 엔터테이너적인 면모를 보여준 해였다. 그는 드라마 '카이로스',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등 다방면에서 활약했다. 신성록은 "'집사부일체'는 내가 한없이 인간 신성록과 가장 가깝게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모든 걸 내려놓고 그냥 즐겁게 하고 있다. 웃고, 이야기하고, 많이 배우고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매력이라 '집사부일체' 촬영할 때 정말 행복하다"며 "배우로서의 첫 무대가 뮤지컬이기 때문에 '몬테크리스토'에 굉장히 애착이 있다.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늘 기회만 주어진다면 해나갈 부분이다. '카이로스'는 필모에서 꼽을 수 있는 작품이 된 것 같다. 드라마는 또 다음 회를 기다려주시는 시청자분들의 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그런 부분 또한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신성록은 '카이로스'를 사랑했던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카이로스'가 어떻게 보면 좀 어려웠다. 어렵고 어느 순간만 놓치면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우리도 하면서 계속 서로 자문을 구했다. '이게 맞는 거야? 저게 맞는 거야?'라고 토론을 하면서 찍을 정도로 굉장히 좀 어려운 작품이었다. 하지만 타임 크로싱이라는 장르 자체가 사실 어렵고 꼬아 놓고, 그것을 풀어 나가는 재미가 큰 구조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점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 조금 더 큰 반전, 조금 더 완성도 있는 것들을 선택하기 위해서 이런 지점을 해 나갔다는 부분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성록은 "우리 배우들은 정말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열심히 연기했다. 모든 배우들이 전부 다. 그래서 동료들한테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박승우 연출, 성치욱 연출, 이소연 작가님 정말 진짜 제가 잊지 못할 저의 인생작을 같이 만들어 주신 거 같아서 너무 감사드리고 꼭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을 정도로 너무 고맙고 감사한 작업이었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저희 작품 끝까지 놓지 않고 봐주시고 좋은 평가 내려 주셔서 정말 감개가 무량하고 좋은 작품으로 또 찾아오겠다'고 마무리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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