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인가 대안학교' 학대 신고 받아도 조치 어려워..왜?
이렇게 일부 종교 시설 안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학대 의혹에서 우리 교육제도의 허점이 발견됩니다. 안산에 이어 부산도 모두 교육 당국이 파악하지 못한 '미인가 대안학교'였는데요. 이런 시설들이 어디에 몇 개나 있는지조차 당국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냥 교회에서 운영하는 종교 시설이니 안심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됩니다. 실제로 학대 신고를 받고, 조사를 나가도 제대로 조치가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어서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3년 전,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B씨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현장 조사를 나갔습니다.
B교수가 찾은 곳은 경기도 안산 주택가에 있는 세계청소년학교.
A목사 부부가 운영하는 미인가 대안학교입니다.
집안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등학생 정도까지 16명이 있었습니다.
모두 학교에 다니지 않았습니다.
[B교수/아동·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 당시에 부모님들이 아이들이 이런 정신 질환이 있어서 등교를 못하고, 가정교육을 하는 거다. 설명을 하시면서 그 진단서를 다 보여주셨는데.]
목사 측과 부모들이 내민 진단서에는 5가지 정신질환 병명이 적혔습니다.
진단이 맞는지, 아이들을 관찰했습니다.
모두 바닥만 쳐다볼 뿐, 눈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어깨를 움츠리다 심하게 몸을 떨고 울면서 낯선 이들을 경계했습니다.
[B교수/아동·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 미친 듯이 울면서 발버둥을 치거나. 설명되지 않는 그런 극도의 막 경계심과 공포를 드러냈었거든요.]
B교수는 정신질환이 아닌 집단 학대 징후로 판단했습니다.
[B교수/아동·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 진단명들이 지금 이 아이들이 보이고 있는 모습을 다 설명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었거든요.]
또, 학교라기보다 종교집단의 자녀 수용시설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B교수/아동·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 집단 안에서 어떤 세뇌를 당하고. 모두 함께 보이는 모습이다. 그렇게 판단을 했었어요.]
하지만, 모두 입을 굳게 닫았고 강제로 조사할 법적 근거도 없어, 그냥 가야만 했습니다.
최근 참다못한 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목사 일가를 신고하면서, 경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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