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선수들 보기 행진 ‘쩔쩔’
김지영2·유해란 2명만 3R ‘언더’

스웨덴의 린 그란트가 13일 열린 LPGA 투어 US여자오픈 3라운드 10번홀(파4) 그린 주변에서 칩샷을 하고 있다. 그란트는 이 홀에서 4타를 잃었다. 휴스턴 | AP연합뉴스
골프는 종종 잔인해질 때가 있다. 메이저 대회에선 특히 더 그렇다.
13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도 메이저답게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선수들을 절절매게 만들었다. 노보기로 마친 선수는 김지영2가 유일했고, 언더파를 친 선수도 4언더파의 김지영2와 1언더파의 유해란 둘뿐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보기와 더블 보기 등을 쏟아내며 힘겨운 하루를 보내야 했다. 챔피언스 골프클럽의 사이프러스 크리크 코스는 6731야드로 전장이 긴 데다 페어웨이는 좁아 파온 자체도 쉽지 않다. 그린 주변도 어려워 타수를 잃을 수 있는 함정이 곳곳에 숨어 있다. 이날은 날씨까지 쌀쌀했고, 코스가 젖어 있는 바람에 공에 진흙이 많이 묻어 선수들이 더 애를 먹었다.
김세영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어렵기로 ‘톱5’에 들어갈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2라운드까지 4언더파 2위에 오르며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켰던 스웨덴의 린 그란트도 3라운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그란트가 골프의 쓴맛을 제대로 맛본 것은 파4 10번홀이었다. 두 번째 샷이 해저드에 빠졌고, 벌타를 받고 친 4번째 샷도 짧았다. 가파른 언덕을 넘지 못하고 굴러내려온 볼은 다시 해저드로 들어갔다. 6번째 샷만에 그린에 올린 그란트는 2퍼트로 뼈아픈 더블 파를 기록했다. 그란트는 이후 보기만 2개 더하며 이날만 7타를 잃었다. 순위도 공동 19위까지 추락했다.
박인비와 대니엘 강 같은 베테랑 선수들도 정답을 찾지 못하고 고전했다. 박인비는 후반 1번홀부터 5번홀까지 5홀 동안 더블 보기 1개, 보기 3개로 5타를 잃었다. 안정감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박인비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날만 4타를 까먹고 공동 33위까지 밀린 박인비는 “3번 우드를 7~8번 정도 꺼내 들었던 것 같다”면서 “공에 진흙이 묻어 힘들었다”고 말했다. 대니엘 강도 더블 보기 2개, 보기 6개를 기록하며 8타를 까먹었다. 최운정은 180야드짜리 파3 12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하고도 8개의 보기를 쏟아낸 끝에 4타를 잃었고, 안나린은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는 9개를 기록하며 악몽 같은 하루를 보내야 했다. 컷을 통과한 66명의 선수 중 3라운드서 5오버파 이상을 친 선수만 23명에 달했다.
- 스포츠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