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영국 런던의 한 병원에서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고있는 81세의 할머니./AFP 연합뉴스

각국에 가장 먼저 보급되고 있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 백신을 맞은 이들 중 일부에서 알레르기·구안와사(안면 신경 마비) 등 부작용이 잇따라 보고됐다.

영국 언론들은 9일(현지 시각) 전날 화이자 백신을 맞은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 2명이 ‘유사초과민반응(anaphylactoid reaction)’을 보이는 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특정 물질에 몸이 과민 반응하는, 일종의 알레르기다. 이 직원들은 알레르기 반응 전력이 있는 이들로 알려졌으며,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는 유례없는 속도로 백신을 빨리 개발하는 과정에서, 임상시험 당시 알레르기 전력자들을 배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 보건 당국은 10일 “백신·의약품 등에 알레르기 전력이 있던 사람은 화이자 백신을 맞아선 안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NHS 의료 책임자인 스티븐 포위스 교수는 “특정 음식에 심한 알레르기를 보이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대다수가 그 음식을 못 먹는 게 아닌 것처럼, 일부가 백신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접종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미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의 앤서니 파우치 소장도 “이번 알레르기 반응이 우려되긴 하지만, 비정상적이고 희귀한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단계에서 안면 마비가 보고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9일 미 식품의약국(FDA)이 공개한 화이자의 세부 임상 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임상시험에 참가한 2만1720명 중 4명에게서 안면 마비 증세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화이자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안면 마비 유병률이 통상 유병률(전체 인구 대비 환자 비율)에 못 미친다는 견해도 밝히고 있지만,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FDA는 10일 화이자 백신 긴급승인을 위한 전문가회의에서 이 부작용 우려를 집중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캐나다는 9일 영국·바레인에 이어 세계 셋째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으며, 다음 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사우디아라비아도 10일 세계 넷째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했다. 미국은 FDA 승인을 거쳐 이번 주말 290만회분을 우선 배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