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리는 ‘공인인증서’… 새 인증 시장 ‘고객 선점’ 大戰

입력:2020-12-0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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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공동인증서로 바뀌면서…
기존 금융권·핀테크·이통3사 등 편리함·신속성 앞세워 본격 경쟁


2014년 외국인들이 한류 드라마에 나온 ‘천송이(배우 전지현) 코트’를 구매하는 것을 막아 거센 비판을 받았던 공인인증서가 10일부터 사라진다. 주인 없는 인증 시장을 두고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업체, 통신사 등 여러 주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개정 전자서명법이 10일 시행되면 공인인증기관 6곳(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정)에서 발급한 공인인증서가 ‘공동인증서’로 바뀌며 그동안의 독점적 지위를 잃는다. 금융거래나 공공기관 업무를 처리할 때 민간에서 개발한 사설인증서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인증서 선택 범위는 훨씬 늘게 된다. 민간에서 고객 선점을 위해 인증 시스템을 경쟁적으로 개발해 편리함과 신속성도 증대될 수 있다. 다만 일부 사설인증서의 경우 제휴 금융사 외 다른 업체에서는 사용이 어려워 범용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금융결제원은 은행권과 함께 ‘금융 인증 서비스’를 내놨다. 은행이나 인터넷 인증센터에서 해당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22개 은행과 카드사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10일부터 대부분의 은행에서 발급할 계획이라고 금융결제원은 전했다. 인증서는 하드디스크나 이동식저장장치(USB)가 아닌 금융결제원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된다. 인증 방법도 6자리 비밀번호와 패턴, 지문 등으로 공인인증서보다 간편해졌다.

기존 금융권에선 KB국민은행이 앞서가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7월 자체 개발한 ‘KB모바일 인증서’를 선보였다. 현재 KB금융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고 지문, 패턴, 안면인식 등으로 편리하게 로그인할 수 있다. 지난 4일 기준 해당 인증서 가입자는 570만명을 넘어섰다. 공인인증서 종료 시한이 다가오면서 가입자 수는 급증하는 추세다. 이 외 5대 금융지주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증 서비스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 토스 등 국내 ‘빅테크’·핀테크 업체는 일찌감치 인증 시장에 뛰어들어 고객을 상당 부분 선점했다. 2017년 6월부터 시작된 ‘카카오페이 본인 인증’의 경우 이달 누적 발급이 2000만건을 넘었다. 토스도 2018년 말 이후 인증서 누적 발급이 2300만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인증 서비스를 시작해 ‘후발주자’에 해당하는 네이버는 최근 인증서 누적 발급이 200만건을 돌파했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인증 서비스 ‘패스(PASS)’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핀테크 보안 업체 ‘아톤’과 함께 개발한 패스는 출시 1년6개월 만에 누적 발급 건수 2000만건을 넘었다. 현재 100여개 금융사 및 기관에서 패스 인증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한편 10일부터 공인인증서 서비스가 종료돼도 이전에 발급한 공인인증서는 유효기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초부터 근로자 연말정산을 할 때 사설인증서를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후보는 카카오, KB국민은행, NHN페이코, 패스, 한국정보인증 등 5곳이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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