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정세균 "윤석열, 스스로 리더십 차버려..자진사퇴가 맞다"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01 06:00

수정 2020.12.01 06:00

文대통령 주례회동서 언급
秋장관 언급은 안해
文대통령 "저도 고민이 많다"
尹 사퇴 직후 秋 사퇴 시나리오 거론될 듯
사실상 동반사퇴 수순 관측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첫 주례회동을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11월30일 문재인 대통령과 주례회동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자진사퇴를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총리는 극한대립 끝에 윤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킨 추미애 법무부장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윤 총장의 자진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자연스럽게 추 장관 거취도 거론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통화에서 정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윤석열은 본인이 리더십을 스스로 차버린 것 아니냐. 징계절차와 상관없이 자진사퇴 하는게 맞는 것 같다"며 "검찰의 일련의 집단 행동이 공직자의 본분을 망각한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 총리가 추 장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총장 직무정지 적법성과 효력정지 필요성을 놓고 공방전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야권에선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징계에 대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정 총리는 징계 절차와 상관없이 윤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란 것을 강조, 주례 회동 자리에서 인사 문제를 꺼내들었다.

"현재의 상황이 잘잘못을 떠나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강조한 정 총리의 이같은 언급에 문 대통령은 "저도 고민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례 회동 직후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윤 총장과 윤 총장의 직무배제에 반발하는 검찰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풀이돼 향후 문 대통령도 정 총리의 언급에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 총리의 윤 총장 자진사퇴 언급이 추미애 장관의 동반사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찌감치 여당 내에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동반퇴진론을 제기했고, 실제 윤 총장의 중도사퇴가 현실화될 경우 시선은 추 장관의 거취로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감독을 비롯해 관리 하에 있다는 점에서 윤 총장의 거취에서 추 장관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윤 총장 사퇴 직후 추 장관 사퇴로 이어지는 사실상의 동반사퇴 시나리오가 가동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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