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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北도발 막자" 공감대…왕이 "양국은 수망상조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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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1시간가량 예방

文 "한중일 3국 협력 중요
한반도 평화 中역할에 감사"
정상회담 조속 개최 공감대

왕이, 강경화장관과 회담선
"민감한 문제 적절히 해결을"
◆ 中 왕이 방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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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오른쪽 앞에서 둘째)과의 양자회담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 앞에서 둘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이날 회담장에는 칸막이가 설치됐고, 마이크를 켠 채 대화가 오갔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조 바이든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전격 한국을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행보는 향후 한반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특히 한중 양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과 리커창 총리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의기투합'해온 만큼 실제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26일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의 구두 메시지를 전하면서 방한에 대한 중국 측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시 주석은 "여건이 허락할 때 방한하겠다"고 했고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만나자"고 화답했다. 현재 국내 코로나19가 재확산세에 들어간 만큼 연내 방한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지만 방역 성공 여부에 따라 극적으로 방한이 성사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또 "코로나19 위기와 유동적인 국제 정세 속에서 한·중·일 3국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한국이 의장국인 정상회의 개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내년 도쿄올림픽,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예정된 만큼 이를 통해 한·중·일 협력은 물론 남북 관계에도 진전을 이루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도쿄,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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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1시간 가까이 진행된 면담에서 문 대통령과 왕 부장은 이처럼 양국 간 우호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중시를 보여주신 시진핑 국가주석께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당부했고 왕 부장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양국은 우호적인 가까운 이웃나라로서 서로 지지하며 우호·협력을 증진시켰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북한 도발을 막기 위해 미·북 간 대화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문 대통령은 중국의 역할론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중국과 함께 완전한 비핵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그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과정에서 중국이 보여준 건설적인 역할과 협력에 감사 인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중 양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면 형태로는 처음 열린 외교장관 회담에서 다양한 의제에 대해 논의했고 일부는 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양국 간 만남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준비하는 등 교류를 확대해나가자고 합의했다. 1시간 반가량 진행된 회담에서 양국은 △코로나19 대응 협력 △정상 고위급 교류 △한반도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문제 상호 관심사 등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유동적인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여건을 지속적으로 마련해나가는 협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왕 부장은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래 중한 양국 국민은 수망상조(守望相助·어려울 때 서로 협조하며 대응한다) 정신에 따라 서로 도와왔다"고 밝혔다.

이후 장관 공관에서 이어진 업무 오찬에서 양국은 우선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추세에서 방역조치를 유지하면서 신속 통로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왕 부장은 우리 측이 제안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 구상을 통한 방역협력에 대해 적극 지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양국은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문화 교류의 해를 준비하기로 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올린 보도문에 따르면 이날 회담 결과는 한국 측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에서 왕 부장은 "한국 측이 중한 사이의 민감한 문제를 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함으로써 양국 간 상호 신뢰와 협력의 기초를 지켜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외교가는 이와 관련해 '민감한 사안'은 주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 등을 우회적으로 거론할 때 중국이 쓰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 측이 매번 한중 간 협의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원론적인 수준에서 입장을 표시한다"며 "우리도 우리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한편 왕 부장은 이날 저녁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과 만찬을 함께했다. 이날 만찬에는 김성환·김영호·김한정·박정·이재정 민주당 의원이 배석했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베이징올림픽이 동북아 평화 분위기 고양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2022년 베이징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한예경 기자 / 임성현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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