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시위·코로나…홍콩 ‘방 빼는’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매장 영업 종료
AI·핀테크·이커머스 주력
쇼핑몰 팝업스토어 전환도
홍콩 니나몰에 열린 라인프렌즈 팝업스토어. [라인프렌즈 제공]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캐릭터 관련 사업을 운영하는 라인프렌즈(LINE FRIENDS)가 홍콩 매장 운영을 종료한다.

홍콩이 중국이나 동남아시아로 향하는 주요 관문이라 라인프렌즈가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홍콩시위 사태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이어지면 수 년간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매장 철수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라인프렌즈에 따르면, 오는 26일 중국 홍콩 하이산플레이스 소재 라인프렌즈 매장을 시작으로 27일 apm몰, 28일 시티게이트 아웃렛 등에 위치한 매장이 영업을 종료한다. 그간 라인프렌즈가 홍콩에서 운영 중이었던 3개의 오프라인 매장이 모두 이달 중으로 정리되는 셈이다.

라인프렌즈가 홍콩 매장을 철수한 배경에는 홍콩 시장이 더이상 직접 진출에 따른 비용을 감내할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간 홍콩 시장은 높은 인구 밀도와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등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 진출을 고려할 때 가장 먼저 선택되는 지역 중 하나였다. 특히 지리적 위치 상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관문으로서 이 시장들에 진출하기 앞서 ‘테스트베드(Test Bed)’ 역할도 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홍콩의 민주화 시위 등으로 정치적 상황이 불안정해져 정상 영업이 어려웠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 마저 막히자 물 밀듯 들어오던 관광객도 뚝 끊겼다.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도시로 꼽힐 정도로 임대료는 이 기간에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이렇다 할 수익 없이 유지비만 많아진 것이다.

실제로 라인프렌즈의 수익은 해외 사업 쪽의 매출 부진의 영향으로 매 분기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인프렌즈의 올 3분기 매출은 26억200만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9억1100만엔)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라인코퍼레이션 내에서 라인프렌즈와 함께 전략 사업 분야에 속한 핀테크나 인공지능(AI), 커머스 등은 매출이 같은 기간 25억500만엔에서 68억7700만엔으로 2배 이상 뛰며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라인프렌즈 외에도 국내 및 글로벌 기업들 역시 홍콩에서 같은 이유로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지난 1월에는 프랑스 명품업체 루이비통이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위치한 타임스퀘어몰 소재 매장을 폐쇄했다. 롯데시네마는 지난 9월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5년 만에 철수하기도 했다.

다만 라인프렌즈는 홍콩 사업을 모두 정리한다기 보다 현지 매장과의 콜라보 등을 통해 사업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고정비가 많이 드는 직접 진출 대신 현지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하거나 온라인 채널 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스토어 운영 전략을 수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라인프렌즈는 플래그십 스토어는 정리하고 있지만 홍콩 내 주요 상권인 시티워크(Citywalk)와 니나몰(Nina Mall) 등 대형 쇼핑몰에는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또 현지 금융 기업 ICBC와 손잡고 라이브 팬미팅도 진행할 계획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주요 상권에서 장기간의 임차를 통해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방식은 고정 비용이 많이 들고 유연하지 않다”며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만큼 대형 매장에 투자할 이유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석 기자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