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패션 유행 주기' 도래
일찍 찾아온 추위 영향도
코오롱스포츠 매출 115% 증가
백화점 아웃도어 매출도 반등

패션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소비자, 등산·캠핑을 즐기기 시작한 사람들이 3년여 만에 겨울 외투를 장만하면서 침체됐던 아웃도어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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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스와 쇼트패딩이 ‘효자’
10, 11월은 아웃도어 등 의류업체들에 대목으로 꼽히는 기간이다. 가장 가격이 높고 마진이 많이 남는 겨울 옷을 판매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12월만 돼도 할인이 시작돼 11월 성적표가 1년 장사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기간 K2(사진)는 50% 늘었다. 올해 10월 이른 추위 덕분에 K2의 ‘비숑 플리스다운’이 인기를 끌었다. 이달 들어선 ‘씬에어 다운’도 잘 팔려 비숑 플리스 다운과 씬에어 다운의 재생산에 들어갔다.
아이더의 겨울 신제품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아이더 관계자는 “올해는 플리스와 쇼트패딩이 11월 초 이미 생산량의 70~90%가량이 팔려나갔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3년 전 롱패딩이 겨울 패션을 주도했다면 올해는 쇼트패딩과 플리스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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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브랜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같은 기간 매출이 52%가량 늘었다. 노스페이스와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은 두 자릿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했다.
백화점 아웃도어 부문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10월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현대백화점의 아웃도어 매출 증가율은 24.1%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었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 아웃도어 매출 증가율도 15.9%로 전년(0.4%)보다 크게 뛰었다.
3년 주기 트렌드 변화도 한몫
2013~2014년 국내 아웃도어업체들은 알록달록한 원색 위주의 기능성 의류들을 내세워 호황을 누렸다. 이후 2~3년간 비슷한 제품이 쏟아져나오면서 재고 때문에 사업을 접은 브랜드까지 속출했다. 다시 호황을 누린 건 2017년. 추운 겨울 날씨 속에 ‘평창 롱패딩’이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아웃도어업체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8년과 지난해 롱패딩 열풍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한 업체들은 내내 따뜻했던 겨울 날씨 때문에 ‘눈물의 세일’을 해야 했다.ADVERTISEMENT
올해는 제품 수요가 롱패딩에서 쇼트패딩으로 이동하면서 아웃도어 판매량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트렌드는 계속 반복되기 마련인데 올해는 국내외에서 ‘길이가 짧은 외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짧아도 따뜻한 쇼트패딩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며 “3~4년 주기로 바뀌는 인기 제품을 미리 파악한 업체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말했다.
민지혜/전설리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