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박세혁의 '포수 전쟁'

안희수 2020. 11.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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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포수' NC 양의지와 두산 박세혁. IS포토

박세혁(30·두산)이 양의지(33·NC)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팀 NC와 플레이오프(PO) 승자 두산이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을 치른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9승 7패로 NC가 앞섰다. 역대 포트시즌 맞대결 전적은 두산이 10승 3패로 우세다. NC는 시즌 내내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며 순위 맨 위를 지켰고, 두산은 준PO·PO를 거치며 기세를 올렸다. 16일 열린 미디어데이 인터뷰에서 이동욱 NC 감독은 7차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6차전까지 시리즈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KS는 '포수 전쟁'이다. 양의지가 친정팀을 적으로 맞이하면서 특별한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2010년 주전 포수로 도약한 뒤 2018년까지 두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두산이 NC를 상대로 4연승 하며 KS 우승을 차지한 2016년에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2년 전 양의지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고, 2018년 정규시즌 최하위에 머문 NC를 2년 만에 1위로 이끌었다. 그리고 두산을 가장 높은 무대에서 상대한다.

양의지는 두산의 경계 대상 1순위다. 두산 선수들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두산 내야수 최주환은 "정규시즌에서 양의지의 투수 리드 탓에 패한 경기도 있었다고 본다. 워낙 좋은 포수이기 때문에 (공 배합) 생각을 너무 많이 하면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우리 팀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양의지가) 좋은 포수이기 때문에 우리 타자들이 잘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동욱 감독도 KS의 키플레이어로 양의지를 꼽았다.

현재 두산 주전 포수인 박세혁과 대결도 흥미를 끌고 있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이적한 뒤 두산의 안방을 차지했다. 2019시즌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털어냈다.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도 점차 성장하고 있다. KT와의 PO 4경기를 8실점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박세혁도 엄연히 '우승 포수'다.

지난 2019 WBSC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 훈련 당시 양의지와 박세혁의 모습

둘은 끈끈한 사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며 서로 밀어주고 끌어줬다. 양의지는 박세혁의 성장 속도에 감탄한다. 지난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양의지는 "앞으로는 박세혁이 더 많은 표를 받게 될 것이다. 나도 뒤처지지 않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 2월 애리조나(미국) 스프링캠프에서는 "박세혁은 차세대 국가대표 포수로 거듭날 선수"라고 극찬했다.

박세혁은 양의지를 향한 감사 인사를 빼놓지 않는다. 그는 "난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2019시즌도 양의지 선배로부터 배운 걸 토대로 치렀다. 좋은 평가는 내 기를 살려주려고 하는 말 같다"고 말했다. 이번 KS를 앞두고 두 선수의 대결 구도에 관심이 쏠릴 때도 "배운 게 많은 선배다. 좋은 승부를 펼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양의지보다 나은 점을 꼽아 달라는 질문이 나오자 "다리가 조금 더 빠르다"며 말을 아끼기도 했다.

박세혁은 역대 최고 배터리로 양의지(포수)와 더스틴 니퍼트(투수)를 꼽았다. "레전드 같은 배터리가 많지만, 두 선수는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더 강한 인상을 받았다"며 말이다. 그만큼 양의지를 인정한다.

16일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미디어데이에서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양팀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NC 다이노스 2루수 박민우, 포수 양의지, 이동욱 감독,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 포수 박세혁, 투수 이영하. 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우승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박세혁은 "(PO 상대인) KT도 기동력이 좋은 팀이었지만, 잘 막아내며 자신감을 얻었다. NC의 도루도 잘 막아내겠다"며 투지를 드러냈다.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KS 우승 순간, 마운드 위 이영하와 함께 기뻐하고 싶다"고 말했다. 1년 내내 그렸던 꿈 같은 일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양의지도 "(이번 KS는) '양의지 시리즈'라는 말이 있는데, NC는 선수단 코칭스태프 그리고 프런트가 합심한 덕분에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꼭 이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S를 5경기 만에 끝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사이가 각별한 선후배 맞대결. 두 야전 사령관의 대결이 KS 향방을 좌우할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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