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배다빈 "음악 포기하고 배우로..'브람스' 꿈 향한 고민 공감"

윤효정 기자 2020. 11. 1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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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배다빈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지난 10월 말 종영한 SBS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스물아홉 청춘들의 이야기를 공감 짙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뿐만 아니라, 깊은 고민 끝에 꿈을 포기하는 용기를 내고, 사랑에 좌절하고 아파하는 모습까지, 청춘의 다양한 결을 그렸다.

배다빈이 연기한 강민성은 설익고 혼란스러운 사랑을 하는 청춘의 모습이다. 동윤(이유진 분)에 대한 애달픈 짝사랑을 하는 그는, 누구나가 한 번 쯤은 겪었을 감정을 표현하며 공감을 얻었다.

배다빈은 지난 2016년 웹드라마로 데뷔해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아스달 연대기' '나쁜 형사' 등을 거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만났다. 특히 자신과 또래인 이들의 이야기여서 더욱 마음에 들었다고. 자신도 고민했던 꿈, 청춘에 대한 이야기여서 깊게 몰입했다.

"나와 비슷한 나이의 인물을 만난 것도 기회여서 이 작품이 내게 전환점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디션에서 편한 차림 편한 얼굴로 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연기를 보여드렸다. 밝은 분위기의 내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촬영을 하러 갔는데 더 밝고 내 평소 모습처럼 연기하라고 하시더라. 내 사적인 모습에서 민성을 본 것 같다."

그는 "민성은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며 "우정도 자신의 꿈도 중요하게 여기면서 당차게 살아가는 멋진 여자"라면서 인물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배다빈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이 드라마에서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역할을 맡았는데, 민성은 20대 초반의 첫사랑에 대해, 뭔가 마무리하지 못한 사랑을 이겨내고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민성과 동윤의 관계는 흔한 사랑이다. 나도 겪어봤을 수 있고 누구나 20대에 할 수 있는 사랑이다. 지극히 평범한 연애를 연기하면서 현실적이고 공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을 완성하지 못하고 끝내는 아쉬움은 없을까.

"익숙했다. 하하. 지금까지 나온 작품에서 거의 모든 사람이 짝사랑이다. '브람스' 완고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혹시? 기대도 했는데, 역시 나는 짝사랑에 가까운 사람인가 싶었다."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이유진은 배다빈에게 '나와 케미는 어땠냐'는 질문을 전달했다. 배다빈은 질문을 받고 웃음이 터졌다.

"유진오빠는 너무 고마운 동료이고 연기적으로도 많은 걸 주고 받았다. 캐릭터가 중반부부터 사이가 틀어져서 감정적으로 부딪치는 장면도 있었다. 너무 울어서 촬영을 멈추기도 했다. 오빠의 전작들을 찾아봤는데 맡은 역할마다 다르게 소화를 하더라. 다양한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배다빈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다빈은 올해 한국나이로 스물 여덟. 초등학교 5학년 때 뉴질랜드로 가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스물 한 살에 한국에 왔다.

"처음부터 연기를 하려고 온 건 아니었다. 외국에 살다 보니 한국에서의 생활이 궁금해서 왔다가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게 방송 쪽과 관련된 일이다. 하다 보니 연기를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디션을 보고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재미'있어서 시작한 연기인데 하면 할수록 더욱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고. 더 잘 하고 싶고, 더 제대로 해내고 싶단다. 직업인으로서, 직업의식을 가지고 임하는 연기다.

"처음에 만난 사람들이 좋아서 재미있게 시작을 했는데 직업적으로 생각이 바뀌면서 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즐겁고, 내가 더 잘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자신 역시 음악을 꿈꿨던 사람으로서 '브람스'는 특히 더 공감되는 지점이 많았다.

"나도 잘 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했다. 20대로 넘어가니까 과연 뭐가 중요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좋아하지만, 잘 하지 못 하는 걸 인정하고 포기하는 것 역시 진짜 멋지고 용기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마음 속으로 송아를 많이 응원했다."

"스무살까지 피아노를 쳤다. 악기를 배우고 음악을 만드는 걸 너무 좋아했다. 외국에서 공부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의 차이를 느꼈다. '브람스'처럼, 내가 타고 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이걸 직업으로 하게 된다면 만족감이 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배다빈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그 후로 두 번째로 만난 꿈은 연기다. 배다빈은 자신의 '체질'이라며 연기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너무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이게 내 체질이고 적성에 맞는 것이구나 싶다. 더 진지해지고, 책임감도 많이 생기고, 욕심이 늘어난다. 지금 내게 연기는 잘 하고 싶은 일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만난 '브람스'는 그에게 남다른 위로와 치유를 주기도. 함께 하는 현장의 따스함을 느끼며 좋은 기억을 남겼다.

"연기를 하다 보면 조급함이 생기는 때도 있는데 '브람스'를 하면서는 너무 좋았던 기억이 많다. 몸과 마음이 다치지 않는 현장은 너무 기분 좋은 일이다. 또 드라마 자체로도 많이 위로를 받았다. 내 신이 아니더라도, 다른 배우들 나오는 걸 보면서 많이 공감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다. 비슷한 나이의 삶을 살면서, 나만 힘든 건 아니라는 걸, 다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는 걸 알면서 위안을 느꼈다."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배다빈 인터뷰.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주변에서도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 뉴질랜드에 있는 부모님은 새벽에 방송을 보고 연락을 주신단다. 아이돌 그룹 베리베리 멤버로 활동 중인 동생 호영과는 같은 일을 한다는 점에서 응원이 된다고.

20대의 마지막을 배다빈은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20대 중반부터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뭔지 찾으려고 했다. 뭔가 맞춰주는 성격이어서 뭐든 다 '그래 그래' 하면서 살았는데, 그러다 보니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사소한 가구 취향 하나까지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20대의 마지막까지 나에 대해 더 잘 알아보는 게 목표다. 그리고 나 다운 연기를 하는 것도 꼭 이루고 싶은 목표다.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다. 역할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연기를 하는 배우이고 싶고, 그래서 사람들에게 배다빈이 아니더라도 캐릭터로 기억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어떤 의미로 남을까.

"20대 끝자락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를 만났다. 힘들 때마다 그립고 행복한 추억이라고 생각하면서 꺼낼 수 있는, 동료들을 생각할 수 있는 따뜻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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