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김혜수 "'내가 죽던 날' 주인공처럼 악몽 꾸곤 했죠"
-투자가 힘들었는데도 계속 잡고 놓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모르겠다. 마음이 좀 많이 갔던 것 같다. 시나리오로 봤을 때 정말 좋았다. 투자가 되기 쉽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 등장인물도 여성이 많고, 결과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과정이 어둡고 아프고, 지난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영화 전반적으로 가라앉아 있다. 최근 마블 같은 영화에 열광하는 관객이 많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판단하기 쉽지 않을 터다. 용기가 필요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이런 영화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는 '진짜 잘해야 한다'가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한다'였다. 막연한 믿음 같은 게 있었다. 이 영화를 반드시 제대로 해내는 게 유일한 목표였고 최고의 목표였다."
-실제 김혜수의 상처를 위로한 영화라고 말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작품은 모든 사건과 인물들이 고통과 절망에서 시작한다. 그 캐릭터를 마주해야 하는 스스로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할지 고민이었다. 연기를 잘하자는 것보다 진짜를 해야한다는 맘이 컸다. 그렇지 않으면 이 영화는 만들어놓고도 와닿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프로듀서가 남성 한 명, 여성 한 명이었는데 그들과 내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글로 봤던 캐릭터를 실제 캐릭터로 재연할 때 살아있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에겐 극중 인물보다 늘 김혜수가 더 보인다는 말이 무게감 있는 숙제였다. 사실 내가 가진 것들, 개인이 드러나는 것들은 무의식적으로라도 배제하려고 했다. 이번에는 그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웠다. 이걸 구현하려면 내가 나의 어두운 면, 나의 상처나 고통을 감추고 시작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됐다. 그런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심도있게 했다
-현수가 꿈을 꾸는 대목이 실제 김혜수의 경험에서 나온 것인가. "꿈에서 내가 죽었는데, 죽은 지 좀 오래된 것 같았다. 갓길 같은 데였는데, 죽은 지 오래 돼서 '누가 좀 치워주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을 매번 하면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했다. 내가 심리적으로 죽은 상태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런 게 꿈으로 나타날 때도 있고 입맛을 잃는 사람도 있을 거다. 나도 그 중 하나의 증상 같은 거였던 것 같다. 마침 시나리오에서 현수가 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 현수의 심리적 상황을 이야기하기에 맞지 않을까해서 제안했다. 그 신 찍을 때 민정 역할을 한 김선영이 좋았다. 우리는 물론 배우로 만나 캐릭터로 연기하고 있는데, 연기와 진실과의 경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김선영은 등장하든, 등장하지 않든 나의 친구였다. 정말 고마웠다."
-상처를 어떻게 치유했나. "개인사를 내가 처음 알게된 건 2012년이었다. 일을 할 정신이 아니었고, (모친의 빚투 사건을) 몰랐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었다. 현수가 '난 내 인생이 멀쩡한 줄 알다가 이렇게 된 줄 몰랐다'고 하는데, 그 말이 내가 한 말이다. 언니가 물어보기에 '난 진짜 몰랐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묘하게 그런 게 많았다. 일을 할 상태가 아니긴 했지만, 일을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이 모든 문제가 내가 일을 하면서 생긴 것 같았다. '한공주'에서 '나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딱 내 마음이었다. 나는 일을 안 할 것이고, 할 수 없고, 정리할 건 정리해야겠다고 말했을 때 함께 일하는 파트너가 '그냥 3년만 죽었다 생각하고 우리 믿고 같이 가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 시간이 지나고 나니 고마웠다. 그 상태로 했던 드라마가 '직장의 신'이었다. 정말 현수처럼 일을 하는 동안에는 잊을 수가 있었다. 결정적으로는 나도 현수처럼 친구가 있었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일이 돌파구가 돼주기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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