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막 설치 중 추락해 뇌사 30대..3명에 새 생명 선물하고 떠나

이소연 기자 2020. 11. 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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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다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손현승 씨(39)가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손 씨가 12일 심장과 좌·우 신장을 환자 3명에게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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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난 손현승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부산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현수막을 설치하다 추락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손현승 씨(39)가 장기기증으로 3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손 씨가 12일 심장과 좌·우 신장을 환자 3명에게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손 씨는 지난달 30일 부산의 한 호텔 연회장에서 현수막을 달다가 6m 높이의 리프트가 넘어지며 추락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 손현승씨(오른쪽)의 친형인 손봉수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흉부외과 교수가 젊은 시절 동생과 함께한 모습.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고인의 친형인 손봉수 경남 양산부산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오랜 기간 이식을 기다려온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기증 결정을 내렸다. 손 교수는 1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폐 이식 수술을 하는 의사로 일하며 장기 기증을 받지 못해 세상을 떠나는 환자들을 많이 봐왔다. 우리 가족의 소식이 알려져 기증이 활성화된다면 더 많은 환자들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동생은 길을 가다가도 도움이 필요한 분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누구보다 동생을 잘 아는 형으로서 현승이의 일부가 다른 누군가의 삶 속에 살아 있는 것이 남은 가족들에게도 큰 위로가 된다”며 울먹였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해온 손 교수가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해주신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생명을 살리는 이식은 누군가의 소중한 기증 결정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유족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고인의 장례는 부산 서구에 있는 부산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다. 발인은 14일 오전 7시, 장지는 김해 낙원 공원묘원이다.

이소연 기자 always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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