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이동국 대형 유니폼, 팬들에게 돌아간다
[스포츠경향]
지난 1일 전북 현대의 K리그1 4연패가 확정된 전주월드컵경기장. 전북에서 화려하게 부활해 12년간 뛴 ‘라이언킹’ 이동국(41)이 이날 은퇴식을 가졌다. 전북에 특별했던 선수였던 만큼 은퇴식은 그 어떤 선수보다 화려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정의선 구단주도 이날 경기장을 찾아 이동국의 마지막을 축복해줬다. 전북은 영구결번 발표와 함께 등번호 20번이 새겨진 이동국의 초대형 유니폼을 제작해 그라운드 한 가운데 배치했다.
그날 은퇴식을 빛냈던 대형 유니폼이 팬들에게 돌아간다. 허병길 전북 현대 대표이사는 지난 11일 우승 뒷얘기를 전하면서 “이동국 은퇴식을 위해 제작한 대형 유니폼을 요즘 유행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 방식으로 굿즈를 제작해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북이 판매를 준비하는 새 굿즈는 이동국의 해피엔딩을 팬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뜻에서 추진됐다. 전북이 은퇴식 한 번을 위해 정성스럽게 제작한 이 유니폼은 역설적이게도 너무 커다란 크기(17m*18m)여서 사후 활용에 제약이 많았다. 그대로 소장하자는 의견이 많았으나 현수막 51개 사이즈의 대형 유니폼을 어디에 걸거나, 따로 보관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그렇다고 유니폼을 폐기하자니 비용도 적지 않게 발생할 뿐더러, 이동국이 갖고 있는 상징성과 역사적인 가치를 고려했을 때 반대 목소리도 많았다.
전북 관계자들은 해법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 끝에 재활용품에 디자인과 활용도를 더해 가치를 높이는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업사이클링 방식의 굿즈 제작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내에 적잖은 업사이클링 업체들이 폐(廢)방수천을 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김상수 전북 홍보팀장은 “이동국 선수도 이 유니폼을 팬들이 소장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적극적으로 동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업사이클링 굿즈는 전북에서 부활한 이동국의 선수 이력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이동국은 2009년 전북 유니폼을 입을 당시에는 부상과 부진이 겹쳐 한물간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동국은 그해 득점왕(21골)과 최우수선수(MVP)에 올라 전북에 창단 15년 만의 첫 K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K리그1에서만 8회 우승을 자랑하는 ‘전북 천하’의 시작이었다.
구단 역사 산증인인 백승권 전북 단장은 “선수도 구단도 인연과 궁합이 있다. 성남 일화(현 성남FC)에선 홀대받던 이동국이 당시에는 선수들이 연봉을 더 준다고 오지 않던 전북에서 이런 활약을 이어갈 줄은 몰랐다”며 “이동국의 대형 유니폼에 담긴 의미를 팬들과 공유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이동국과 얘기해 좋은 곳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기획 초기 단계라 에코백과 파우치, 가방 등을 만들겠다는 계획만 세웠을 뿐 구체적인 수량과 디자인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굿즈의 소장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한정판을 의미하는 넘버링도 새겨진다. 전북이 오는 19일부터 카타르에서 재개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트레블(3관왕)에 도전하는 만큼 굿즈도 대회가 끝난 직후에나 팬들에게 선보일 전망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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