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82년생 김지영'들, 재취업 더 어려워졌다읽음

이영경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일러스트 김상민

전국 3040 경력단절 여성 1000명 설문
97%가 “코로나 이후 재취업 어려워져”
5명 중 4명 대졸 이상…“돌봄 위해 사직”

30~40대 ‘경력단절 여성’ 가운데 96.8%가 코로나19 유행 이후 “재취업이 어려워졌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회장 이계경)은 발족 15주년을 맞아 실시한 ‘전국 3040 경력단절 여성1000명에게 묻는다-포스트 코로나, 대한민국 여성의 일자리 미래’ 설문조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전국 51개 여성인력개발센터 여성 구직자 1004명을 대상으로 대면 설문지 및 온라인 조사를 병행해 실시했다.

조사 결과 96.8%에 달하는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이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여성 일자리 시장에 변화가 있다는 응답도 74.0%에 달했다.

코로나19로 학교 등이 문을 닫아 가정으로 돌봄 부담이 돌아가면서 여성들의 경력단절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응답한 여성들 가운데 경력단절 기간이 1년 미만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32.9%에 달했다. 1~3년은 21.3%, 5년 이상 장기간 경력단절된 경우는 28.7%로 나타났다.

응답한 여성의 평균 연령은 41.1세, 응답자의 97.7%가 과거 취업 경험이 있었다. 경력단절 여성 가운데엔 고학력 여성의 비중이 매우 높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대졸이 75.9%로 가장 많았고, 대학원 이상인 5.6%를 합치면 대졸 이상이 81.5%에 달했다.

코로나 때문에···'82년생 김지영'들, 재취업 더 어려워졌다

고학력 비중이 높고 대부분 취업 경력이 있는 3040 여성들이 일을 그만둔 요인 1위는 ‘결혼·임신·출산·자녀 양육 등 가족 돌봄’(56.3%)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재취업 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조건은 ‘보육을 중심으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직장 분위기’(32.9%)가 가장 많았고, ‘유연한 근무시간’이 23.0%로 그 뒤를 이었다. 임신과 출산,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많기 때문에, 재취업 시에도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건의 일자리를 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가정 양립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개선 방안으로는 ‘탄력근로제, 선택근로제의 입법화 및 현실화’가 52.0%로 가장 많았다. ‘채용 시 연령 및 성차별 철폐 노력’(25.4%), ‘공공보육시설 확대 및 방과후교실 개선’(13.6%), ‘중소기업 및 소기업의 육아휴직 사용 확대 노력’(8.0%)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때문에···'82년생 김지영'들, 재취업 더 어려워졌다

구직 여성들은 ‘경력단절 여성’ 용어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다. 경력단절 여성은 ‘결혼·출산·육아·가족구성원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하였거나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는 여성’을 지칭한다. 응답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3.3%는 ‘경력단절 여성’이란 용어에 대해 ‘부정적으로 느껴진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제시한 대체용어로는 ‘경력 보유 여성’이 가장 많았고, 이외에 ‘구직 여성’, ‘잠재 취업 여성’, ‘경력 여성’ 등을 선호했다.

여성일자리 정책과 사업을 맡고 있는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희망하는 정책은 ‘여성경제활동에 대한 사회인식 개선 및 일·가정 양립 문화의 생활화’가 50.0%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여성 일자리 관련 특화 정책’이 24.0%, ‘여성 일자리 관련 예산지원 확대’가 12.5%, ‘여성 일자리 전담부서 신설’이 11.5%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인력개발센터연합은 “응답자인 3040 여성들이 주로 양육기에 있기 때문에 일·가정 양립에 대한 어려움이나 일하는 엄마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다른 연령대의 여성보다 빈번하게 마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3040 여성들에게 육아와 돌봄은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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