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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 사람잡는 공포의 쇠뭉치 '판스프링' 해결 대책없나

등록 2020.11.10 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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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물차 주행중 떨어져 승용차 덮쳐 운전자 중상

화물차 하부 완충장치이나 적재량 늘리려 측면에 불법사용

도로 낙하물 건수 매년 증가, 5년간 126만여건 달해

전문가 "운전자 인식개선, 트럭 화물적재 가이드라인 만들어야"

고속도 사람잡는 공포의 쇠뭉치 '판스프링' 해결 대책없나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이른바 ‘도로 위 흉기’로 불리는 판스프링 사고가 잇따르면서 도로 낙하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석준(경기 이천시) 의원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고속도로 낙하물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도로에 떨어진 낙하물 건수는 총 126만6480건에 이른다. 이로 인해 발생한 사고는 217건으로 2명이 숨지고 23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중 원인이 판스프링으로 판명된 사고는 총 5건으로 2015년 1건, 2016년 1건(부상 2명), 2018년 2건(사망 1명), 2019년 1건으로 집계됐다.

판스프링은 노면으로부터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차량 하부에 설치하는 완충장치의 일종이다.

문제는 일부 화물차 운전자들이 탄성이 강한 판스프링 특성을 활용해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채 탈·부착이 가능한 형태로 불법 설치해 화물차 측면 지지대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느슨하게 고정된 강철 재질의 판스프링이 빠지면서 뒤따라오던 차량에 부딪혀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월 25일 경기 이천시 호법면 중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관광버스가 도로에 떨어져 있던 판스프링을 바퀴로 튕기면서 반대편에서 운행 중이던 승용차에 부딪혀 운전자 1명이 숨지고 동승자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가 난 차량으로 날아온 판스프링은 길이 40㎝, 폭 7.5㎝, 두께 1㎝, 무게 2.5㎏의 강철 재질로 제작된 부품이었다.

올해 9월 18일에도 경기 안성시 중부고속도로 일죽IC 부근에서 화물차에 실려있던 타워크레인에서 ‘마스트 핀’(타워크레인 부품)이 떨어지면서 다른 승용차를 덮쳐 운전자가 중상을 입기도 했다.

【청주=뉴시스】김재광 기자 = 25일 오후 7시 50분께 경기도 이천시 중부고속도로 통영 방면 하행선 323.6㎞ 지점에서 차모(37)씨가 몰던 폭스바겐 승용차 운전석에 철판이 날아들었다.2017.01.26.(사진=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제공) photo@newsis.com

【청주=뉴시스】김재광 기자 = 25일 오후 7시 50분께 경기도 이천시 중부고속도로 통영 방면 하행선 323.6㎞ 지점에서 차모(37)씨가 몰던 폭스바겐 승용차 운전석에 철판이 날아들었다.2017.01.26.(사진=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제공) [email protected]

상황이 이렇자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월 화물차 적재함에 판스프링 등 불법장치를 설치한 차량에 대한 단속 강화에 나섰다.

그동안 판스프링은 관련 규정이 모호해 일선 현장에서 적극적인 단속·관리에 제약이 따랐다.

이에 국토부는 경찰과 한국교통안전공단 등 일선 현장에서 강력한 단속이 이뤄질 수 있도록 ▲튜닝 승인 및 검사 업무처리 요령 ▲판스프링 승인조건 등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또 화물차 적재함에 판스프링 등 불법장치를 설치한 경우 자동차관리법 34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법적 근거도 안내했다.

경찰과 전문가는 최근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인식 개선과 화물차 적재함 설치·적재 시 관련 규정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교통조사계 관계자는 "판스프링에 의한 사고가 안 나려면 화물차 기사들이 우선 적법한 고정장치를 설치해 차량을 운행하려는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며 "앞으로 단속과 계도, 홍보활동을 지속하면 점진적으로 화물차 기사들의 인식도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림대학교 미래자동학부 김필수 교수는 "판스프링은 하부 서스펜션에 연결된 추가적인 충격 완충 장치인데 화물차 운전자들이 이것을 잘라 적재 화물을 지탱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판스프링은 약간 휘어진 형태라 잘 빠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사고가 나는 근본적 원인은 판스프링이 아니라 개방형 적재차량과 화물적재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규정이 없다는 것"이라며 "선진국의 경우 화물차 대부분은 컨테이너와 같이 폐쇄형으로 낙하의 가능성 자체를 줄이고 위로 적재를 쌓아 올리는 경우에도 엄격한 규정에 따라 적재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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