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은빈 "삶의 우선 순위는 연기, 연애·결혼 생각 없어"

김진석 2020. 11. 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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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빈

2연속 흥행이다. 점점 드라마 흥행이 어려워지는 시기에 1년에 두 편, 그것도 같은 방송국에서 홈런과 안타를 날렸다.

박은빈은 올초 '스토브리그'와 최근 종영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까지 완전히 다른 캐릭터지만 진정성을 넣으며 드라마 흥행을 이끌었다.

극중 바이올린을 위해 4수 끝에 음대에 입학한 늦깎이 학생을 연기했다. 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있지만 손 놓고 지낸 지 꽤 됐고 역할을 위해 다시 들었다. 합주를 위해 연기 뿐만 아니라 악기에도 꾸준히 신경 쓸 수 밖에 없었다. "졸업 연주회 촬영 때까지 레슨도 받고 혼자 연습도 열심히 했다. 흉내만 내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는 내일 모레 서른살이 된다고 하지만 드라마에서 막 나온 듯 대학생의 느낌 그대로였다.

-전작 '스토브리그'를 싹 잊게 했다. "비슷한 결의 캐릭터였다면 오히려 고민을 했을 텐데 확실히 달랐다. 그래서 작품을 선택하기 편했다. 내가 가진 모습이 채송아와 오히려 비슷한 면이 많았다. '청춘시대'를 기점으로 나와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가 이제야 편한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캐릭터를 위해 무언가 외향적으로 바꾸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됐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을텐데.

"지난 4월부터 6개월 정도 촬영을 진행했다. 그동안 작품과 비교해도 너무 좋은 팀을 만나서 끝나고 나면 눈물이 나지 않을까 했는데 눈물은 안 나더라.(웃음) 기분 좋은 긴장감과 책임감이 있어서 '무사히 마쳤구나'라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함께 촬영했던 배우·제작진·스태프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아쉽지만 모두에게 기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웃었다."

-음악 그 중에서도 클래식 소재라 흔쾌히 선택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출연을 고민했던 작품 중에 가장 결이 다른 작품이었다. 잔잔한 호수 위에 돌멩이를 던지는 느낌이었다. 스스로 확신을 갖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제작진이 나의 결정을 기다려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했다. 자극적인 것이 많은 시대에 우리 드라마처럼 서정적이고 예쁜 이야기가 소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청자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이 좋아해 주고 아껴줘 감사한 마음이다."

-시청률은 살짝 아쉬웠다. "늘 작품을 하면서 드는 생각인데 시청률은 배우가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라 기대를 접어두긴 했었다. 그럼에도 기대 이상으로 많이 좋아해줘 오히려 감사했다."

박은빈

-바이올린을 따로 배웠나. "어렸을 때 잠깐 바이올린을 배운 적이 있지만 오랜만에 하니까 기본적인 것도 기억이 잘 안 나더라. 그래서 졸업 연주회 촬영 때까지 레슨도 받고 혼자 연습도 열심히 했다. 흉내만 내고 싶지 않았다. 현장에서 오랜만에 본 선생님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 잘하고 있다'고 해 힘을 얻었다. 스스로 기대치가 높았던 터라 아쉽기는 했지만 나한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실제 박은빈은 떨어진 자존감을 어떻게 극복했나. "실패 경험이 있으면 자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 나 역시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게 연기를 하는 매 순간마다 자존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성공 경험을 통해 자존감을 높일 수도 있지 않나 싶다. 보완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고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 그런 부분을 회복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실패든 성공이든 스스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시간이 됐다."

-촬영 당시 많이 고생했다던데. "코로나19 이슈가 있었고 태풍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촬영이 지연될 때마다 무사히 끝나는 게 1차 목표였다. 그 기간을 지나고 마지막 촬영까지 마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제일 크다. 함께한 사람들이 좋아서 아쉽지만 무사히 할 도리를 다 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 시원섭섭했다."

-김민재와 호흡이 돋보였다. "파트너로 배려심이 넘치는 스타일이라 촬영 내내 너무 편했다. 피아노 연주하는 신을 촬영한 뒤 감정을 다 쏟아서 그런지 지쳐있었다. 힘들어서 앉아있는데 김민재가 재킷을 벗더니 치마를 입은 내 다리에 덮어주더라. 그때 '이 친구 젠틀하고 매너가 좋구나. 작품 속 준영이 같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브리그'서 못한 멜로 라인이 이번엔 많았다. "'스토브리그' 때는 러브라인이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 재미있게 촬영했다. 멜로를 해보니 '사랑이 무엇일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장르적으로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이 매력 있게 느껴졌다. 이 드라마가 특히 감정선이 중요하지 않나. 침묵에서 표현해야 하는 것이 많았기 때문에 '말하지 않고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시청자들이 채송아를 자신과 동일시하고 작품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작 실제 박은빈의 멜로 감정은 있나. "현재 연애를 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일이 삶의 최고 우선 순위였기 때문에 연애는 아직 나에게 미지의 세계다. 30대의 가장 큰 계획은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루고 싶은 것이 없다. '결혼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도 아직은 전혀 해본 적이 없다."

박은빈

-내년이면 서른살이다. "요즘에는 제작 기간이 길다 보니 한 작품을 하면 1년이 훅 지나 있다. 30대가 된다고 하지만 아직은 2와 3의 차이를 잘 모르겠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지 않나. 30세의 박은빈도 지금까지 제가 지내왔던 것처럼 평범하게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20대를 되돌아본다면. "'열심히 사느라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20대 때는 견뎌야할게 많았는데 잘 견뎠다. 30대라고 한들 뭐 많이 달라지진 않지 않을까. 그리고 내년이 돼도 만으로는 스물아홉이다. 체력이 안 좋아질 수 있다고 운동을 하라고 하더라.(웃음)"

-7세에 데뷔해 20년 경력이 넘었다. 만족스럽나. "배우라는 직업에 만족한다. 하고픈 게 많은 내 욕구를 채워주는 좋은 직업이다. 그래서 일이 우선 순위에 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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