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인맥 찾아라" 김대중 시절 돌아간 與, 독대한 '박진' 내세운 野

김명지 기자 2020. 11. 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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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낙연 지도부 방미 일정 조율 중
김한정 윤건영 한반도 TF 16일 미국행
'바이든 각별한 사이' 김대중 인맥 재조명

국민의힘, 박진반기문조태용 바이든 인맥
박진 MB-오바마 행정부 때 카운터파트
조태용 바이든 외교안보 참모와 협업 경험

지난 3일 실시된 미 대선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이 8일 확정됐다. 여야 정치권에서 '바이든 인맥찾기'도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바이든 당선 확정 이후 방미 일정 시점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지도부 일부가 미국 방문을 계획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지난 6일 '미국 차기행정부 대외정책'과 관련한 토론회를 이낙연 대표 주재로 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책 전망 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당은 지도부 방미에 앞서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의원을 단장으로 한 한반도태스크포스(TF)가 미국을 방문한다. 방미단은 송 의원을 비롯해 김한정·김병기·윤건영 의원 등 총 4명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바이든 캠프 외교·안보 분야 핵심 참모인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등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전 부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시 국무장관이나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국에 있는 한인 커뮤니티에도 상당한 민주당 인맥이 쌓여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들을 중심으로 해서 바이든 캠프와의 접점을 찾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미 의회 대표적인 외교안보통이자 지한파다. 고(故) 김대중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였던 그는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미단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서 문재인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로 이어지는 한국의 외교 안보 정책을 설명해 설득한다는 전략이다. 방미단에 포함된 김한정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윤건영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자(왼쪽)와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기간(1998년~2003년) 쌓은 네트워크를 점검 중이다. 설훈 의원은 지난 6일 라디오에서 "1982년 김 전 대통령이 미국에 3년간 망명하며 바이든 당시 상원 의원과도 만났다"며 "바이든은 굉장한 친한파로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했었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자는 '넥타이 일화'로 유명하다. 바이든은 지난 2001년 미 상원 외교위원장 자격으로 방한해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 당시 바이든 당선자가 "내가 그런 멋진 넥타이를 맸으면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하자 김 전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넥타이를 풀어 선물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받아 든 넥타이에 얼룩이 있었는데도 바꿔 메고는 "김대중 대통령이 선물했다"고 자랑했다고 한다.

여권에서는 김 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박지원 국정원장도 바이든 당선자와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원장은 1970년대 미국에서 사업할 때부터 바이든 당선자를 알았고, 그 후로도 인연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오는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인 박진 의원을 주축으로 한 '글로벌외교안보포럼'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국민의힘 조태용 의원이 참석한다. 노무현 정부 때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반 전 총장은 바이든 당선자와 친분이 있는 대표적인 국내 인사 중 한 명이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때 미국 부통령이던 바이든 당선자와 자주 왕래하며 친분을 쌓았다. 지난 9월엔 바이든 당선자의 모교인 델라웨어 대학에서 '바이든 스쿨’을 만들었을 때, 바이든 당선자가 반 전 총장에게 기조연설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박진 의원

박 의원도 국내에서 바이든 당선자와 친분이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박 의원은 바이든 당선자가 상원 외교위원장이었을 2008년 당시 3선 의원으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다.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에서 바이든과 독대한 사람이 딱 하나 있다"며 "박진 의원이 외통위원장을 할 때 바이든 당선자가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카운터파트였다. (2008년) 워싱턴에서 장기간 독대도 하고 농담도 주고받는 사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았던 조태용 의원은 바이든 당선자가 지난 2013년 12월엔 미 부통령 자격으로 방한했을 당시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 인연이 있다. 조 의원은 2016~2017년 바이든 캠프 참모인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북핵 위협에 공동 대응했다. 조 의원은 이후에도 블링컨 전 부장관과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는 사이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이재오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재오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난 2011년 바이든 당선자 부통령 시절 함께 찍은 사진을 기사화한 언론 보도를 공유했다. 이 전 의원은 이명박 행정부 특임장관 시절 미국 방문 길에 바이든 부통령 사저를 방문해 면담을 했다.

하태경 의원은 전날(7일) '초당적 방미 의원단 파견'을 제안했다. 하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가 확실해지고 있다. 대세가 굳어진 상황에서 우리도 바이든 시대를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외교안보 상임위를 중심으로 초당적 방미 의원단 조속히 구성해 워싱턴으로 보낼 것을 여야에 제안하다"고 했다.

하 의원의 이런 제안은 미국 민주당 인맥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대표도 지난달 15일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방미 의원단 파견 제안했다. 외교전문가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을 그대로 쓰지 않고,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로 대북 압박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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