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타] 故 박지선, 멋쟁이 희극인 고마웠어요

양소영 2020. 11. 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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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멋쟁이 희극인” 코미디언 박지선(36)이 생일 전날 세상을 떠났다. 타인을 비하한 적도 없고, 늘 유쾌하고 밝았다. 따스하고 좋은 사람이기에 동료 연예인들과 대중도 슬픔에 잠겼다.

박지선은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조사 중이나 외부침입 흔적이 없으며 현장에서 박지선의 모친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됨에 따라 극단적 선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박지선은 생전 지병(햇빛 알레르기)을 앓고 있었으나 최근 상태가 악화돼 극심한 고통을 호소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작은 수술을 받은 그는 일정 회복기 이후 공식 스케줄도 잡혀 있었으나 이날 뜻밖에 유명을 달리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연예계도 대중도 충격에 빠졌다.

1984년생인 박지선은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출신의 브레인 개그맨으로, 2007년 KBS 22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2010년대 중반까지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했으며, KBS2 ‘가족의 탄생’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에 출연했다. 올해 초까지 EBS ‘고양이를 부탁해’ MC로 활약하는가 하면 다수의 가수 쇼케이스 진행자로 나서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 왔다.

데뷔 해에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고, 이후로도 KBS 연예대상에서 우수상, 최우수상을 휩쓸었다. “참 쉽죠잉~?”이라는 유행어를 남긴 그는 햇빛 알레르기로 화장을 못 하는 상황을 개그로 승화하기도 했다. 모친과 일화를 자신의 SNS에 올려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H.O.T.와 샤이니의 열혈팬으로도 유명했던 박지선은 ‘덕잘알(팬들의 마음을 잘 아는)’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잘 알기에 팬들의 마음에 공감했고, 따뜻하고 배려심 넘치는 유쾌한 진행을 보여줬다.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하다.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제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던 박지선. 언제나 맑고 순수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하던 멋쟁이 희극인. 그렇기에 동료들도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샤이니 키는 “누나 항상 고마워요. 온 마음으로 표현하지 못해서 미안했어요. 이제 편하게 쉬길 기도할게요”라는 글로 애도를 표했다. 방송인 박슬기는 “많은 분이 언니를 보고 웃으셨던 만큼 저 역시 언니 덕분에 정말 행복했다. 고민, 걱정, 아픔 없는 곳에서 부디 행복하시길 기도하겠다”라고 애도했다.

뮤지컬 배우 정선아는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매 공연마다 축하해주러 왔던 지선아. 그리고 지선이와 함께 항상 두 손 가득 반찬과 선물을 가지고 오셨던 지선이보다 더 유쾌하셨던 어머니. 코로나 때문에, 바쁘단 핑계로 올해 연락 많이 못 해서 너무너무 미안해.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겸손하고 따듯한 사람 희극인 박지선. 그곳에선 항상 웃음만이 가득하길 바랄게”라며 추모글 남겼다.

박지선의 빈소에는 배우 박정민, 박보영, 개그맨 송은이, 김숙, 박성광, 김민경, 김신영, 오지헌, 안영미, 임혁필, 정명훈, 김원효, 조윤호, 김수영, 송준근 등 KBS 공채 개그맨 동기와 선배 후배들 및 평소 절친한 동료들이 함께했다.

늘 건강하고 유쾌한 웃음을 전해준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 “남을 웃길 수 있는 게 행복하다”고 했던 박지선. 그렇기에 그의 갑작스러운 빈자리가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우리가 사랑했던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정말 고마웠어요.

박지선 모녀의 빈소는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특2호실에 마련됐다. 4일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 엄수된다.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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