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막은 여당..'이스타항공 단식' 쓰러지다
국민의힘 격려 방문·정의당 단식 동참..여당·이상직 '뒷짐'
[경향신문]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이 29일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한 단식 농성 도중 쓰러졌다. 이날은 노조위원장이 직원 600여명을 해고한 사측 결정에 반발해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한 지 16일째 되는 날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농성 진행 중 실신해 119를 통해 여의도 성모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조 관계자는 “전날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가 오늘 농성 현장에서 탈수 등으로 쓰러져 입원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스타항공 노동자 615명이 해고된 지난 14일 무기한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노조는 회사가 인위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미신청, 임금체불, 국내선 운항 중단 등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매각의 사전작업으로 인원수를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얘기다. 앞서 이스타항공 측은 6대인 항공기 규모에 맞춰 직원 정리해고를 한다고 밝혔다.
최준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지난 28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기도 했던 이상직에 의해서 만들어진 이 사태엔 대통령 또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한 날에 맞춰 정부에 사태 해결을 촉구한 것이다. 대량해고 책임자로 지목된 창업주 이상직 전 회장은 지난달 민주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 의원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여야 지도부와의 비공개 환담에서 ‘정부가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을 위한 가능한 방안을 찾아서 지원해달라’는 김종철 정의당 대표 요청에 “정의당이 소금 같은 역할을 해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과 국민의힘은 이스타항공 노조에 힘을 더하고 있다. 김종철 대표는 지난 27일 하루 동안 단식 투쟁에 동참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도 지난 27일 단식 농성장을 격려 방문했다. 반면 노조 측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이 문제에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낙연 대표에게 면담 요청서를 수차례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고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앞 다른 농성장은 방문하면서도 우리는 무시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노웅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만 단식 농성장을 다녀갔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저가 항공사 최초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1600여명에 달했던 이스타항공의 직원 수는 정리해고를 거치면서 590명으로 감소하게 됐다. 법상으로 당장 해고를 할 수 없는 육아휴직자와 항공기 반납 이후 감축이 예정된 정비 인력까지 추후 해고가 이뤄지면 직원 수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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