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미국엔 "코나 화재, 소프트웨어 결함 가능성" 인정

이재연 2020. 10. 29. 10:1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코나 일렉트릭의 연이은 화재로 리콜(시정조치)에 착수한 현대자동차가 미국 당국에 소프트웨어 결함이 화재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겨레> 와 한 통화에서 "처음에는 미국에서도 배터리셀만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도로교통안전국에서 '그렇다면 배터리관리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이유가 뭐냐'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래서 미국 보고서에는 배터리관리시스템 얘기도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코나 일렉트릭의 연이은 화재로 리콜(시정조치)에 착수한 현대자동차가 미국 당국에 소프트웨어 결함이 화재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현대차는 엘지(LG)화학이 제작한 배터리셀이 문제라고 주장해왔다.

29일 <한겨레>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된 코나 리콜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현대차는 결함을 설명하는 항목에 “리콜 대상 차량의 고전압 배터리 시스템은 리튬이온 배터리셀 내부 손상 또는 결함이 있는(faulty)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제어 소프트웨어와 같은 전기적 결함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리튬이온 배터리 완충 후 합선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적었다. 코나 일렉트릭에 탑재된 배터리관리시스템은 현대차에서 설계하고 현대케피코에서 생산한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13일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코나 일렉트릭 시정조치 보고서 중 결함을 설명한 부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 현대차가 엘지화학의 배터리셀 불량만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한 것과는 배치되는 내용이다. 국토교통부가 허영 의원(더불어민주당)에 제공한 현대차의 시정조치 계획서를 보면, 현대차는 화재 원인에 대해 “일부 배터리셀 제조 불량에 의한 내부 양극 단자부의 분리막이 손상돼 만충 시 음극과 양극 단자가 닿을 경우 내부 합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직 배터리셀과 배터리관리시스템 중 정확한 원인이 뭔지 밝혀진 게 없다”는 엘지화학의 반박에도 현대차는 “배터리관리시스템의 문제일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처음에는 미국에서도 배터리셀만 원인으로 지목했는데, 도로교통안전국에서 ‘그렇다면 배터리관리시스템을 업데이트하는 이유가 뭐냐’는 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그래서 미국 보고서에는 배터리관리시스템 얘기도 들어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국토부도 같은 부분을 문제 삼았던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배터리셀이 문제라면 왜 배터리관리시스템을 업데이트하냐고 지적했지만 현대차 쪽에서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결함 은폐에 대한 처벌 수위가 미국에서 더 높은 점을 고려해 국내에서만 축소보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사망 또는 심각한 신체 부상을 야기한 자동차·부품의 안전 결함을 의도적으로 숨기면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이 부과된다. 2014년 도요타는 급발진 문제와 관련해 당국에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혐의로 벌금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낸 바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그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이미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배터리관리시스템 이야기를 빼고 싶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나중에라도 배터리관리시스템이 화재 원인으로 밝혀지면 국내에서는 그냥 넘어가더라도 미국에서는 문제가 될 거란 걸 알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코로나19 기사 보기▶‘라임·옵티머스 의혹’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한겨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