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낮춰 더 높아졌다, 월드 클래스 손흥민

송지훈 입력 2020. 10. 28. 00:04 수정 2020. 10. 2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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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리전 헤딩 결승골, 1-0 승 앞장
시즌 10호 골, 손-케인 29골 합작
케인 리더십 존중 최고 콤비 비결
전세계 모든 팀 원하는 선수 찬사
27일(한국시간) 번리전에서 드리블로 수비진을 돌파하는 손흥민. 리그 8호 골을 터트려 EPL 득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AFP=연합뉴스]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은 확실히 저평가됐다. 최고 수준의 축구선수로서 받아야 할 찬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세상은 그처럼 겸손하고 평범한 삶을 사는 스타는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어쩌면 그라운드에서처럼 일상에서도 소란을 피워야 할 지 모르겠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사령탑 조세 모리뉴(57·포르투갈) 감독이 25일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손흥민이 실력에 비해 과소평가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 밖에서도 이슈 메이커가 될 지, 또 이를 통해 더 큰 인기를 누릴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월드 클래스’라는 찬사를 받는 경기력은 분명히 당분간 유지할 것 같다. 최전성기에 접어든 손흥민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손흥민은 27일 열린 2020~21시즌 프리미어리그(EPL) 6라운드 번리 원정경기에서 후반 31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1-0으로 이겼다. 해리 케인(27)의 헤딩 연결을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번리는 지난해 12월 손흥민이 ‘인생 최고 골’을 터뜨렸던 그 경기의 상대 팀이다. 당시 그는 70m를 드리블하며 수비수 6명을 제치고 득점했다. 이날 골은 그때만큼 화려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골의 가치는 그에 못지 않다.

손흥민은 이번 골로 올 시즌 10골(EPL 8골+유로파리그 2골)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골이다. 리그 8호 골로 에버턴 도미닉 칼버트-르윈(7골)을 따돌리고 리그 득점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기록도 함께 세웠다. 최근 5경기 무패(3승2무)인 토트넘은 리그 5위로 올라섰다.

손흥민과 케인이 또 다시 득점포를 합작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손-케인 콤비는 번리전 득점으로 통산 29골을 합작했다. 티에리 앙리-로베르 피레스(아스널), 다비드 실바-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 듀오와 함께 EPL에서 이 부문 역대 공동 2위다. 1위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퍼드(첼시) 콤비의 36골과 7골 차다. 손-케인 콤비를 빼고는 은퇴 등으로 사라진 콤비다.

두 사람이 최고 콤비가 될 수 있었던 건 리더 자리를 놓고 경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력 면에서 케인을 넘어섰다고 평가받은 손흥민도 케인의 리더십은 존중한다. 주장은 골키퍼 위고 요리스(34)가 맡았지만, 케인은 클럽 하우스의 리더다. 손흥민이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케인을 칭찬한다. 번리전 직후 손흥민은 “식사할 때, 운동할 때, 운동장 밖에서, 케인과 항상 소통한다. 우리 둘 다 아직은 100% 만족하지 않는다. 함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며 케인의 역할을 부각했다. 무려 5개국 국가대표팀 주장이 토트넘에서 뛴다. 손흥민(한국), 케인(잉글랜드), 요리스(프랑스), 개러스 베일(웨일스), 세르주 오리에(코트디부아르) 등이다. 이런 리더들이 한 팀에서 일인자 경쟁을 벌일 경우 팀이 와해될 수 있다. 사공이 많아도 배가 산으로 가지 않게 손흥민 등 다른 선수들이 케인을 중심으로 뭉친다.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서번트 리더십’에도 주목한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해설위원 게리 네빌은 “손흥민이 월드 클래스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최고의 경기력을 갖췄는데, 겸손하기까지 하다. 전 세계 모든 팀이 데려가고 싶어할 만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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