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막장 정쟁극으로 실망만 안긴 21대국회 첫 국감

  • 등록 2020-10-26 오전 6:00:00

    수정 2020-10-26 오전 6:00:00

지난 7일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가 오늘 종료된다. 21대 국회의 첫 국감이니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까 하던 기대감은 여지없이 짓밟혔다. 여야를 막론하고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삼아 막말까지 주고받는 구태를 재연했다. 국정의 잘·잘못을 가리고 정책 대안을 제시한다는 국감의 취지는 실종됐다.

뜨거운 쟁점으로 부각된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사건과 관련된 국감이 대표적이다. 합쳐서 2조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초래한 두 펀드 사기사건은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완화 일변도의 사모펀드 육성 정책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런 만큼 국회가 정부를 상대로 금융정책의 문제점을 따지고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여야는 서로 상대방측 정·관계 인사 연루설을 충분한 근거도 없이 주장하며 정쟁이나 벌였다. 그러다 보니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충돌극 무대가 되어 버렸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은 구태를 넘어 추태를 연출했다. 추가질의 시간을 주느냐 마느냐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원욱 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박성중 간사가 막말 언쟁을 벌였다. 두 의원은 삿대질을 하고 “어디다 대고”니 “확 쳐버릴라”니 하며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 과방위만이 아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법사위 등 여러 다른 위원회에서도 비슷한 막말이나 고성, 심지어는 욕설까지 나왔다.

이런 식의 국정감사로는 국회가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정부 관료들이 더 이상 국감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도 국회의 자업자득이다. 국감 현장에서 정부 관료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태도를 서슴없이 드러냈다. 정부 안에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지위와 권한에 대한 이견이 있다면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는 것이 정부의 올바른 자세다. 그러지는 않고 국감장에서 대놓고 충돌이나 일삼으니 국민도 국회도 안중에 없는 듯하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은 펀드사기를 초래하고 방치한 데 대해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기는 커녕 국감장에서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였다. 21대 국회는 아이들에게 보이기에도 낯 뜨거운 추태만큼은 스스로 규제할 규칙부터 제정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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